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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호의 씁쓸한 퇴장

LG실트론 투자실패 책임

보고펀드 설립 9년 만에 대표직 물러나며 2선으로

"PEF 경영 복귀 없을 것"

"스스로 책임을 지고 싶었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변양호(60·사진) 보고펀드 대표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오랜 고민 끝에 어렵게 내린 결정인 만큼 보신에 대한 미련은 없어 보였다.

토종 사모펀드(PEF)의 선구자로 꼽히는 변 대표가 사실상 은퇴를 선언했다. LG(003550)실트론 투자 실패에 대한 책임을 통감, PEF 투자와 운용 등 핵심 업무에서 손을 떼고 2선으로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변 대표는 29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나를 믿고 투자해준 투자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오랫동안 고민을 한 결과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투자자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변 대표는 LG실트론과 동양생명(082640) 등 '보고 1호 펀드'의 잔여 투자자산 회수만 완료하고 물러날 계획이다.

그는 "사모펀드 경영 일선에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변 대표는 국내 1호 PEF 운용사인 보고펀드를 만든 주역이다. 그는 행정고시(19회) 수석 합격, '관료의 꽃'으로 불리는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최장수 재임, 금융정보분석원장 승진 등 화려한 이력을 지닌 엘리트 고위관료 출신으로 지난 2005년 보고펀드를 창업했다. 변 대표는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해 보고펀드를 설립 9년 만에 약정액 2조원 규모의 국내 대표 PEF 운용사로 키워냈다. 아이리버·노비타·삼양옵틱스·버거킹 등 굵직한 딜을 성사시키며 국내 인수합병(M&A)시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투자한 LG실트론 실적이 나빠지면서 위기를 맞았다. LG실트론 인수를 위해 금융권에서 빌린 2,250억원에 대한 이자를 내지 못해 투자회사(SPC)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LG그룹 측과는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변 대표는 "이번 소송은 펀드매니저의 의무를 다하기 위한 것"이라며 "LG 측이 경영상 잘못한 부분이 법원에서 밝혀져 보상을 받으면 모두 투자자들에게 나눠줘 손실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창업 파트너인 이재우 보고펀드 공동대표는 보고인베스트먼트의 대표이사로 남아 1호 펀드 회수를 먼저 진행하고 앞으로 부동산·인프라와 같은 대체투자 업무에 집중할 계획이다.

'보고제2호' '보고2호국민성장' 등의 펀드를 운용 중인 보고인베스트먼트그룹은 보고인베스트먼트와 분리돼 박병무·신재하·이철민·안성욱 등 4인의 각자 대표 체재로 운영되며 사명도 바뀔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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