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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다시 해외로] 해외근무 여전히 인기 `상한가`

직장인들에게 해외근무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회사 돈으로 공식적으로 몇 년이나 장기 해외체류를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요즘 같은 조기유학 열풍 시대에 상대적으로 싼 비용으로 자녀들의 어학 연수를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이력서에 `해외근무를 통한 국제감각 습득`이라고 한 줄을 써넣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그러나 이 같은 해외근무 기회는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다. 직원이 1만명 안팎에 이르는 큰 은행이라도 해외근무를 할 수 있는 직원의 수는 최대 60명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최근에는 현지에서 직접 직원들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아 기회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또 한 번 파견 나갔던 사람들이 다시 나가는 경우가 많아 실질경쟁률은 단순계산으로 약 1,000대1에 이른다는 게 은행원들의 설명이다. 외환은행의 관계자는 “여전히 해외근무는 직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보직 중에 하나”라며 “현재 대부분의 임원들도 해외근무 경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에 해외근무를 갔다 온 사람들은 해외근무 여건이 예전과는 많이 다르다고 말한다. 더 이상 엘리트코스로 인식되지 않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 몇 년 자리를 비운사이 승진 등에서 오히려 불이익을 받는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해외근무, 임원이 되기위한 등용문(?)=은행원 가운데 해외근무를 갔다 온 사람의 비율은 약 5% 안팎이다. 그러나 은행 임원들의 경우 대부분 해외근무 경력이 있거나 외국에서 공부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고참 은행원들에게 해외근무는 고급 간부로 승진하는 데 거쳐야 할 등용문이라는 인식이 적지 않다. 우리은행의 경우 총 10명의 임원 전부가 해외근무 경력이 있다. 김종욱 수석부행장이 뉴욕지점에 근무한 것을 비롯해 박진규 감사가 홍콩에서 근무하는 등 모든 임원이 해외지점을 거쳤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최영휘 사장을 비롯한 7명의 임원이 해외 근무경험을 가지고 있고 외환은행은 이달용 부행장을 비롯한 5명의 임원이 해외에 파견됐었다. 반면 과거부터 국내 소매영업에 치중했던 국민은행의 경우 해외근무 경험이 있는 임원은 정성현 부행장 등 2명에 불과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국제화 시대에 임원들의 국제감각은 필수적이 요소”라며 “국내외 지점의 경험을 두루 갖춘 사람이 승진에 우대를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외지점, 무슨 일을 하나=해외지점이라고 모두 같은 업무를 하는 것은 아니다.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업무 구분이 어느 정도 이뤄져 있는 게 사실이다. 뉴욕과 런던 지점의 경우 자금조달과 결제가 가장 주요한 업무이다. 은행에 따라 이곳의 지점을 통해 소매금융업무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업무는 기업금융이 주류. 일본의 동경과 오사카에 있는 해외점포는 약간 다르다. 재일교포들의 예금과 송금을 직접적으로 도와주는 창구역할이 주업무로, 소매금융의 비중이 높은 게 특징이다.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이 가장 밀집해 있는 곳으로 홍콩을 빼 놓을 수 없다. 비록 많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홍콩섬 깜종(金鐘)과 센트럴(中環) 구간 1Km내에 아시아 돈 3분의 2가 몰려 있을 정도의 금융센터이기 때문이다. 홍콩은 아시아지역 투융자 거래의 중심지일 뿐 아니라 아시아의 최고급 정보가 모이는 곳이다. 따라서 홍콩지점은 선진금융기관의 아시아 전략을 연구하고 영업동향을 체크하는 정보기관의 역할과 함께 거액의 신디케이트론 주선 등의 업무가 빈번하다. ◇`접대`가 가장 큰 곤욕=해외 근무가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파견을 나갔던 직원들이 한결 같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지적한 것이 바로 `접대`이다. 특히 차장급 이상의 간부의 경우 주말을 가족과 함께 보내기가 쉽지 않다. 뉴욕지점에 근무했던 시중은행의 한 직원은 “1년 동안 딱 2주밖에 쉬지 못할 때도 있었다”며 “고위 공무원에서부터 거래 기업체 사장들에 이르기 까지 한 주라도 접대를 쉬는 날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해외 근무 은행원은 “3년반 근무하는 동안 손님을 맞으로 공항에만 500회를 넘게 나갔다”며 “보통 `500회 출격`을 채워야 자리를 옮긴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해외근무의 또 다른 어려운 점은 바로 재테크가 어렵다는 데 있다. 한국보다 약간 높은 수준의 급여를 받지만 생활비가 많이 드는 해외 근무 특성상 실질적인 생활수준은 오히려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또 해외근무를 나가면 국내의 부동산이나 가재도구를 모두 팔고 떠나기 때문에 최근처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할 경우 국내에 돌아오면 예전에 살 던 집의 전세로 들어가기도 어렵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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