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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국산둔갑 불량 중국 철근' 강경대응

정부에 적극대책 요청도

철강업계가 한국산으로 원산지를 속여 판매하는 불량 중국산 철근을 막기 위해 강경 대응에 나섰다. 아울러 협회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요청하기로 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 7일 현대제철의 롤마크(KHS)가 찍힌 중국한 철근 수입상을 형사고소했다. 롤마크는 철근에 원산지, 제조자 등을 표시하는 제도로 한국산업 표준에 따라 철근 1.5m 간격마다 새기고 있다. 롤마크의 첫 이니셜에 한국은 K, 중국은 C, 일본은 J를 각각 새겨넣어 위조나 혼용을 막고 있지만 일부 수입업체가 중국의 제품에 현대제철 롤마크를 새겨 속이면서 현대제철이 법적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에 앞서 대한제강도 지난 4일 대한제강의 롤마크(KDH)가 찍힌 중국산 철근을 부산항 등을 통해 총 2,000톤을 불법 수입, 유통한 수입업체와 임직원 2명을 건설기술진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철강협회 역시 이들 수입업체를 고발 조치했다.

철강업계가 잇따라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은 중국산 제품의 원산지 조작이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부적합 철강재가 국산으로 유통되면서 건설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업계관계자는 “대한제강의 위조 롤마크가 찍혀 유통된 철근의 경우 제품의 중량이 기준치 대비 13%나 미달돼 건설공사에 도저히 쓸 수 없는 불량 철근이었다”며 “아파트 99㎡ 기준으로 철근 사용량이 약 5톤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적발된 불량 철근을 적용했을 경우 약 650㎏의 철근이 적게 들어간 것으로 그 만큼 하중을 견디는 힘이 약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올해 들어 철근 수입이 급증하면서 이 같은 불량 철근 유통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 철강 수입량은 총 30만톤이 수입됐으나 올해는 상반기에만 26만5,000톤이 수입됐다. 다만 현재 공식적인 불량 철근 유입 통계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철강협회는 부적합 철강재의 무분별한 유입이 이뤄짐에 따라 오는 11일 국회에서 건설 안전 강화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롤마크 위조 및 불량 철강재 수입유통 행위를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해 강경히 법적 대응할 것”이라며 “이번 위조 불량 철강재 수입·유통건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야하는 것은 물론 건전한 철강 유통시장 확립을 위해 당국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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