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獨 함께가자'

남북한 축구대표팀이 사상 첫 월드컵 동반 진출의 염원을 안고 2006독일 월드컵아시아 최종예선(2월9일∼8월17일) 대장정에 돌입한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9일 오후 8시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쿠웨이트의 모래폭풍과 맞서고, 윤정수 감독이 이끄는 북한은 같은 날 오후 7시30분 일본 사이타마 월드컵경기장에서 일본과 숙명의 대결을 벌인다. 두 경기는 KBS 2TV가 북ㆍ일전을 30분 먼저 중계한 뒤 한국-쿠웨이트전이 시작되면 이원으로 생중계한다. 남북한 축구가 월드컵 최종예선에 함께 나선 것은 지난 93년 10월 ‘도하의 기적’으로 불리는 94년 미국월드컵 예선 이후 11년 4개월 만이다. 당시 일본에 밀려 본선 행 무산 위기에 있던 한국은 마지막 경기에서 고정운, 황선홍, 하석주의 연속 골로 북한을 3대0으로 눌렀고 이라크가 1분 뒤 종료된 일본 전에서 비겨 본선 티켓을 따냈었다. 북한은 한국은 물론 일본에게도 지며 눈물을 흘린 바 있다. 이번 예선에서는 한국과 북한이 각각 A, B조로 나뉘어 있어 본선 전에 만날 가능성은 적다. 때문에 두 팀이 모두 선전을 펼쳐 본선 진출권을 획득할 경우 동반 진출의 감격을 누리는 한편 남북 단일팀 결성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한국의 본프레레 호는 4일 최종 평가전인 이집트 전에서 수비라인에 심각한 허점을 드러내며 무기력한 플레이로 졸전을 펼쳐 이번 쿠웨이트전에 대한 전망이 밝지 만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본프레레 감독이 선수들의 정신력 문제를 지적하며 강하게 막판 조련을 하고 있으며 해외파 이영표, 박지성(이상 PSV에인트호벤), 설기현(울버햄프턴)이 합류하면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