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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찾아온 원화약세, 토플 응시생·직구족 울고 수출기업·관광업계 웃고

원·달러 환율 1200원대 육박… 해외여행객 등 증가세 꺾일 듯


2년여 만에 찾아온 원화 약세(환율 상승) 국면에 경제주체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토플 응시생, 해외 여행객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훌쩍 상승한 환율에 울상을 짓는 반면 금융위기 후 최악의 시간을 보내는 수출 기업,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으로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계는 "불행 중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60원대로 지난 6월22일 1,000원대(1,098원)에서 60원 이상 급등(원화 약세)했다. 환율은 2013년 9월을 기점으로 약 2년간 1,000원대에서 거래됐으나 미국의 금리 인상이 임박하면서 당분간 1,100원 후반대에서 거래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달러당 1,200원대 돌파가 시간문제라고 관측하고 있다.

환율 상승과 관련해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하루에 수십 건의 트윗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토플 수험생의 글. 토플 응시료는 달러(185달러)로 결제해야 해 환율이 상승하면 응시자의 부담도 높아진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점수 안 나와서 토플 또 보는 것도 서러운데 환율이 올라서 응시료까지 올랐다"고 하소연했다. 환율이 1,000원대 중반이던 4월 말(1,068원) 응시했다면 응시료는 19만원대였지만 현재는 21만원이 넘는다.

해외여행객도 불똥이 튀었다. 오는 9월 유럽으로 여행을 갈 예정인 직장인 김모씨는 "3월에는 원·유로 환율이 1,100원대 중반이었는데 이제는 1,270원까지 올랐다. 미리 환전한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기록적인 엔저'라는 말을 듣고 일본 여행 계획을 짠 사람들도 한 달 새 50원이나 급등한 원·엔 환율에 실망을 금치 못하고 있다. 원·엔 환율은 6월 중순까지만 해도 100엔당 890원이었지만 최근 940원까지 가파르게 올랐다.

해외 유학생, 직구족, 기러기 아빠, 체재비를 원화로 받는 해외 주재원들도 고민이 깊다. 특히 영국이 문제다. 파운드화는 영국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급등하고 있다. 원·파운드 환율은 올 4월 파운드당 1,600원이었지만 현재 1,800원대를 훌쩍 넘어섰다. 영국 유학생인 한 트위터 사용자는 "파운드가 내려가야 등록금 낼 텐데…"라고 올렸다.



반면 오르는 환율에 반색하는 사람들도 많다. 대표적인 곳이 수출기업. 한국은행의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환율이 급등한 7월, 경영 애로사항으로 환율을 꼽은 기업 비중은 7.1%로 지난해 3월(6.3%) 이후 1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 기준 매출을 원화로 환산할 시 환율 상승으로 과거보다 손에 쥐는 돈이 많아져 채산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관광업계도 마찬가지다. 현재 서울 주요 백화점 등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배려 차원에서 미국 달러, 중국 위안화를 직접 받는 곳이 많다. 이를 원화로 환산할 시 같은 매출을 올려도 과거보다 많은 돈이 남는다. 원화 약세로 외국인 관광 절대 수가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경제지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대학생을 중심으로 배낭여행족이 줄면서 해외여행객 증가 속도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내국인 해외여행객은 1,608만명으로 8.3%나 증가했다. 폭증하던 해외 직구 증가세도 한풀 꺾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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