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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자본주의 적신호 켜졌다

【뉴욕= 김인영 특파원】 헤지펀드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으로 미국식 자본주의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이 전세계를 상대로 도박을 벌였던 투기자본을 도와줌으로써 정실 자본주의(crony capitalism) 관치 금융 대마불사의 원칙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실행한 셈이다. 따라서 미국이 세계경제를 주도할 논리적 기반을 잃어버렸으며, 세계화한 자유시장 원리에 제한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대형 뮤추얼펀드인 템플턴 펀드의 마크 모비어스 사장은 『미국이 헤지펀드로 하여금 전세계의 돈을 모아오기 위해 규제를 허술하게 내버려 두었다』며 맹렬히 비난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와 S&P도 구제금융을 지원한 은행들에 대해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실 자본주의= 롱텀 캐피털 펀드의 펀드매니저 존 메리웨더씨는 뉴욕 월가의 전설적 채권전문가로 월가 뱅커들 사이에 아는 사람이 많다. 이번 구제금융은 미국 최대 증권회사인 메릴린치사의 데이비드 코만스키 회장이 진두지휘했는데, 그는 롱텀 펀드 창립 초기부터 이 헤지펀드에 자금을 지원했었다. 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을 지낸 데이비드 멀린스씨가 롱텀 펀드에 파트너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뉴욕 FRB가 개입한 게 아닌가 하는 곱지않은 시선도 있다. 중앙은행의 개입에 월가 은행들이 한마디 반대도 없이 구제금융에 순순히 응함으로써 미국식 관치금융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두 명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가입해 있다는 사실도 월가 은행들이 이 헤지펀드를 믿고 돈을 펑펑 대주는데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마디로 아시아 은행들이 권력과 유착한 기업에 돈을 대주는 것과 다름 없는 양태로 미국의 경제전문 주간지인 배런스지는 이번 일을 「미국식 정실 자본주의」라고 비유했다. ◇대마불사(大馬不死)= 뉴욕 타임스지는 사설에서 「대마불사(too big to fail)」의 개념이 헤지펀드에 적용됐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롱텀 펀드가 파생금융상품과 선물환 계약을 통해 움직인 돈은 모두 1조2,500억 달러로, 중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에 해당한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자본금 50억달러의 롱텀 펀드가 최고 2,000억달러까지 차입했다고 보도했다. 만일 롱텀 펀드가 파산했다면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에서 엄청난 회오리바람이 불었을 것이 틀림없다. FRB가 개입, 미국과 유럽 은행들로 하여금 도와주라고 압력을 넣은 것은 바로 롱텀 펀드의 부채 규모가 엄청났기 때문이다. ◇도덕적 해이= 월 스트리트 저널지는 사설에서 롱텀 펀드의 구제금융에 도덕적 해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자산보다 50배 이상의 돈을 빌려 운용한 것도 문제지만, 월가 은행들이 무엇을 담보로 헤지펀드에 막대한 돈을 빌려주었는지에 대한 의문은 국제금융가를 충격으로 몰아넣고 있다. 헤지펀드 규제에 회의적인 로버트 루빈 미국재무장관도 태도를 바꿔 지난 25일 FRB, 증권거래위원회(SEC) 등과 합동으로 헤지펀드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미 하원 금융위원회의 짐 리치 위원장은 『헤지펀드를 규제할 수 있는 감독기구가 과연 있는지 회의가 든다』며 『이번 주중 청문회를 열어 구제금융의 배경과 헤지펀드 감독 등에 대해 관계자들의 증언을 들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간*스*포*츠 연중 무/료/시/사/회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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