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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름 깊어진 엔화대출자

원·엔환율 올 최저점보다 7%↑<br>원금 늘고 가산금리 마저 껑충


연초 이후 주춤하던 엔고현상이 지난 7월 들어 재차 심화되면서 엔화대출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일부 엔화대출자들은 엔고에 따라 대출 원리금이 많아지면서 담보비율이 부족해져 상환 요구를 받는 일도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일 100엔당 원ㆍ엔환율은 전일보다 5원46전 오른 1,441원84전에 마감했다. 이는 올 들어 최저점인 3월20일의 100엔당 1,344원7전보다 7% 넘게 오른 수준이다.

지난해 9월26일 1,566원13전으로 전고점을 찍었던 원ㆍ엔환율은 올 들어 낮은 수준을 유지해왔지만 3월에 바닥을 찍고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6월1일(1,509원59전)에는 올 들어 처음으로 100엔당 1,500원을 돌파했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미국ㆍ독일ㆍ영국 등의 국채금리가 사상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글로벌 경제불안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특히 미국달러화와 유로화의 약세 압력이 커지면서 엔화 선호도가 더욱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엔화대출자들이다. 엔화대출자들은 지난해 엔화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막대한 피해를 당했다. 엔화대출금리는 리보(런던 은행 간 금리)에 외화채권 가산금리와 개별 가산금리가 더해진 구조여서 엔화가 급등하면 대출원금도 늘어나고 개별 가산금리마저 뛰어오른다.

지난해보다 정도가 심했던 2009년 하반기의 경우 일부 엔화대출자들은 4~5배 이상 늘어난 대출이자로 큰 고통을 겪어야 했다. 현재의 엔고현상이 두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6개 시중은행의 엔화대출 잔액은 6월 말 현재 8,032억엔으로 전년동기보다 795억엔 줄었지만 절대규모는 여전히 많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엔화대출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정책개선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작년부터는 외화현금흐름을 보유한 기업에 한해서만 신규대출을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엔화대출 잔액을 아직 갖고 있는 중소기업과 일부 자영업자는 풀어야 할 숙제다. 환헷지를 해놓은 대기업과 달리 이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는 환리스크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도산은 거래를 맺고 있는 또 다른 중소기업들에 도미노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상원 연구위원은 "엔고현상이 지속된다면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과 통화정책 완화 등을 통해 엔고현상을 저지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러나 엔고 대책이 미흡하다는 인식이 확대되면 투기세력이 가세해 엔고현상이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시중은행은 현재로서는 엔고에 따른 이상징후가 두드러지지 않는 만큼 상환기간 연장을 통해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 국제금융 담당 부행장은 "엔고현상으로 담보비율이 부족해지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는데 상환연장을 통해 대출자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며 "엔고현상이 악화될 것이라고 보지 않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원화대출로의 전환은 권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엔화대출의 경우 차주가 중소기업인 경우가 많은데 신용평가 결과 특별한 결격사유가 나오지 않는 이상 상환연장을 해주고 있다"며 "아직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모니터링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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