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형님보다 낫네"… 2등주의 반란

공격적 사업전략·실적 개선 전망 등 힘입어

SK하이닉스·LGD 등 주가상승률 대표주 추월

규모 작은 2등주는 변동성 커 신중히 접근을


최근 '만년 2등주'의 주가 상승률이 업종 대표주를 앞서는 경우가 빈번하게 나타나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다.

시장전문가들은 "2등주는 대장주에 비해 공격적인 사업전략을 펴기 때문에 실적 개선 전망도 밝아 주가 측면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규모가 작은 2등주들은 증시 변동성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업종과 종목에 따라 신중하게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가총액 규모가 작아 대장주의 그늘에 가려 있던 2등주들이 실적개선을 통해 기업 가치를 재조명받으면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

전기·전자 업종에서는 올 들어 SK하이닉스(000660)(29.2%)·LG디스플레이(034220)(41.4%) 등 2등주들의 주가상승률이 삼성전자(005930)(-6.2%)·LG전자(066570)(-8.2%)를 크게 앞섰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호황으로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삼성전자의 반도체사업 영업이익률을 앞질렀다. 3·4분기 영업이익이 1조3,010억원에 달해 영업이익률 30%를 기록한 것.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20%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이기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8.1% 증가한 5조4,50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가가 글로벌 경쟁사들에 비해 낮게 평가돼 있는 점도 주가 흐름을 긍정적으로 보게 하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최근 급격한 유가 하락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항공주들 중에서는 만년 2위인 아시아나항공의 주가상승률이 대한항공(003490)을 앞서고 있다. 유가가 본격 내림세를 탄 10월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44.7%, 대한항공은 35% 오른 것이다. 신민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엔저로 인해 지난 9월 이후 일본노선 승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일본노선 매출비중이 높은 아시아나항공의 실적개선 속도가 더 빠르다"며 "주력 노선 회복과 저유가에 따른 연료비 절감으로 아시아나항공의 4·4분기 영업이익은 441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올 한해 중국인 관광객 수혜주로 주가가 크게 올랐던 화장품주 내에서도 2등의 활약이 돋보였다. 올 들어 40만~50만원 초반에 머물던 LG생활건강(051900)은 10월 이후 20% 이상 상승하며 60만원대를 돌파했다. 중국인 관광 대표 수혜주로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던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090430)은 같은 기간 오히려 4.8% 떨어졌다. LG생활건강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오른 것은 면세점 매출 확장과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기업가치를 높였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올 3·4분기 영업이익은 1,50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1조2,304억원을 달성했다.



박유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의 고가 브랜드인 '후'가 9월 주요 면세점 화장품 매출 1위로 도약하면서 브랜드 가치에 대한 평가가 변화하기 시작됐다"며 "중저가 CNP코스메틱스를 인수해 화장품 사업의 중장기 성장 모멘텀도 확보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주가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영업이익률이 20%대에 달하는 CNP코스메틱스의 실적이 내년 상반기부터 LG생활건강에 반영되면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업계 선두주자를 위협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수도권 진출을 선언한 주류회사 무학(033920)은 올 들어 주가가 111%나 뛰어올랐다. 3일에는 3·4분기 어닝서프라이즈와 계절적 성수기에 힘입어 상장 이후 처음으로 4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무학은 지난 3·4분기 매출 679억원, 영업이익 185억원을 기록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반면 같은 기간 업종 1등주인 롯데칠성(005300)과 하이트진로(000080)의 영업이익은 각각 46.8%, 6.8% 줄었다.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무학의 국내 소주 부문 매출은 지난해보다 약 11.1% 성장할 것"이라며 "부산·경남 지역의 소주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도권 시장에도 공격적으로 진출하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업종 대장주는 이미 고평가돼 있어 주가 부담이 큰 경우가 많다"며 "성장성이 높은 업종 내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던 차선호주의 주가가 재평가되면 크게 오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적과 함께 외국인 수급도 개선되고 있는지 확인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업계 2위권은 가격 변동성에 큰 영향을 받아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이 하락할 때는 1등주보다 2등주의 주가 하락폭이 더 클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최근 몇몇 업종에서 차선호주가 약진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 전체 분위기가 대형주에서 2등주로 반전된 것은 아니다"라며 "규모가 크지 않은 2등주는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