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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속옷 광고… 그 땐 그랬지

60·70년대엔 모델 대신 마네킹에 입혀 촬영

90년대 후반부터 여성 톱스타 활약 두드러져

2011년 남성 내세운 파격 광고도

마네킹(토르소)에 속옷을 입혀 촬영하는 방식으로 제품 광고를 진행한 1960년대.

속옷을 착용한 여성 그림이나 제품에 대한 설명으로 대신한 1970년대 지면 광고.

그림이나 마네킹이 아닌 실제 인물이 속옷 광고에 등장하기 시작한 1980년대 광고.

1995년 속옷 업계 최초로 국내 유명 연예인(패션모델 김지연)을 모델로 기용해 만든 광고.

여성 속옷 광고에 남성 모델을 파격적으로 기용해 만든 2000년대 광고.

속옷 광고는 1960년대 처음 시작됐다. 당시 속옷 모델 구하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였다. 옷을 벗는다거나 가슴 부위를 바깥으로 내비치는 것은 당시 사회 통념상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렵사리 모델을 구해도 속옷 촬영은커녕 다리만 나오는 스타킹 광고 촬영을 진행하는 것도 꺼려 했다. 실제 인물을 활용한 광고 제작이 불가능했던 업계는 속옷을 착용한 여성 그림을 사용하거나 마네킹(토르소)에 속옷을 입혀 촬영하는 방식으로 각종 광고를 대신할 수 밖에 없었다. 이는 70년대에도 별반 차이가 없었다.

1980년대 들어서야 실제 인물이 속옷 광고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브랜드 자체 디자이너를 광고 모델로 앞세워 제품에 대한 공신력을 높이기도 했다. 1990년대 초반에는 '외국인 모델 전성시대'였다. 해외 유수 브랜드가 실루엣이 빼어난 외국인 모델을 앞세워 국내 여성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한 데 따른 일종의 대응책이었다.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야 국내 '톱 스타' 모델들의 속옷 광고 활약이 두드러졌다. 남영 비비안은 1995년 속옷 업계 최초로 국내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했다. 패션모델이던 김지연을 발탁해 '가슴은 볼륨업'이라는 카피로 광고를 시작했다. 비비안은 그 뒤 박지윤·김남주·한은정·송혜교·김태희·김아중·윤은혜를 광고모델로 기용, 이들의 빼어난 몸매를 담고 싶어하는 젊은 여성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자극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속옷 업계 광고에 파격적인 시도가 이뤄졌다. 으레 브래지어 등 여성 속옷 광고에는 여성 모델이 등장했던 게 대다수. 하지만 비비안은 2011년 가을 이 같은 통념을 깨고 업계 최초로 남성 모델(배우 소지섭)을 기용해 광고를 진행했다. 단순히 제품의 기능을 직설적으로 전달하는 정보 제공이나 제품 자체에 초점을 둔 기존 광고 틀에서 벗어나 브랜드가 나아갈 방향성과 이미지를 보여줬다. 이는 '제품 광고'가 아닌 '브랜드 광고'가 주를 이룬 트렌드와 맞물린 덕분이다.



비비안 관계자는 "이제 더 이상 속옷 광고에 구체적인 정보를 담지 않기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은 남성 모델을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비비안은 소지섭에 이어 배우 조인성을 새 얼굴로 낙점해 브랜드 광고를 이어가고 있다. 제품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 대신 광고모델 조인성이 "한 번만 안아봐도 돼요?"라고 다정히 말을 건네는 모습이 여성 소비자에게 호소력있게 다가간다는 설명이다.

/김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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