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고] 지방 R&D 이젠 맞춤형으로


피터 드러커는 창조성이란 '기존의 것을 새롭게 조합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자주 했다. 지방 연구개발(R&D)에도 이러한 시도가 필요하다. 지방의 인재와 지역별 강점 산업, 그리고 재정적 지원을 조합해 지방이 창조성을 발휘하는 R&D 전략을 생각할 때다. 포괄보조금제 등 활용해야 그동안 지방에서 진행되는 투자의 대부분은 인프라 구축이나 대규모 사업 유치 등에 집중돼 지방의 경쟁력 증대, 역량 강화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많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는 대부분 중앙부처가 기획하고 주도하는 R&D 사업에 의존하고 있다. 중앙부처 R&D사업에 지역 내 연구주체들이 많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일부 매칭사업비도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이 어려운 지자체는 그마저도 어렵다. 지역의 강점 위에 R&D체제를 구축하기가 쉽지 않고 지역의 창조성은 실질적인 대안 부재에 직면하는 실정이다. 최근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지자체 현장 방문 및 간담회 자리에서 제기된 지방 R&D 투자 확대 및 효율화, 지방 중소기업 활성화 및 산학연 일체화 정책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실효성 있는 조치로 이어져야 한다는 요구사항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 자리에서 지역의 현실과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부주도 정책에 대한 지적이 나왔고 지자체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로 지방이 실질적으로 R&D를 기획ㆍ관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달라고 했다. 이제 지역별 특성ㆍ여건에 맞는 강점 R&D 사업을 지역 스스로 자율 추진할 수 있는 지역 주도의 R&D 투자환경 조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로벌 환경에서 지방의 경쟁력 확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R&D와 같은 소프트ㆍ스마트 파워를 지방의 뿌리산업ㆍ기간산업에 탑재해 함께 운용해 지역경제 발전의 성장판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 지방 R&D 포괄보조금 제도 도입과 같은 키 플레이어를 활용해야 한다. 포괄보조금 제도는 중앙정부가 사업의 기본적 지침만 제시하고 지자체가 지역 특성에 맞게 사업 운영상의 재량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기획ㆍ시행할 수 있도록 재원을 배분하는 제도다. 현재 광역ㆍ지역발전특별회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지역 문화시설 확충ㆍ운영 등에 대한 포괄보조금 제도를 시범 도입했다. 기존 사업들을 유사한 특성을 가진 사업끼리 그룹별로 통합하고 각 그룹 내에서는 지자체에 사업 선택의 자율성과 재정 운용의 선택권을 부여함으로써 보다 자율적인 기획ㆍ설계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R&D 영역에 포괄보조금을 도입하면 기존의 예산배분 제도에 따른 지방 맞춤지원 부족, 지방 간, 산업 간 연계 부족, 그리고 지자체 간 과열경쟁과 사업 중복 등의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후 성과평가를 강화함으로써 지방 역량을 강화하면서도 예산의 무분별한 사용을 방지할 수 있는 등 긍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역량갖춘 지방·사업부터 추진을 물론 R&D 포괄보조금 시행에 따른 부작용에 대해서도 사전에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 지역 내 R&D 전담기구가 없거나 기획역량이 부족할 경우 자율성에 기반한 포괄보조금 제도 수행에 혼란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각 지방에 R&D 전담기구를 설치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시범적으로 자체 기획역량이 충분한 지방ㆍ사업을 선별해 순차적으로 확대해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앞으로 지방의 창조성과 연구개발력이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지역의 R&D 역량을 강화하려면 자율과 효율이 강조된 R&D 포괄보조금제가 반드시 실행되어야 한다. 시범실시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며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보다 발전된 자율 성장동력을 갖춘 R&D 주체로서 각 지역의 위상 강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