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업계 패션을 입다

시각 통해 소비·미각 자극 효과… 다양한 색·캐릭터 디자인으로

청량음료·발효유 등 인기 끌어

아웃백은 이달 유니폼 교체도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는 올해 한국 진출 16주년을 맞아 이달부터 유니폼 디자인을 확 바꿨다고 5일 밝혔다. 지난 16년 간 단 한번도 현재의 유니폼을 바꿔본 적 없고 이는 글로벌 아웃백도 마찬가지다.

아웃백은 역동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톡톡 튀는 감성과 상징적인 패턴 디자인으로 국내에서 주목받는 디자이너 스티브J&요니와 손 잡고 부메랑 패턴과 와펜(옷에 다는 장식) 패치, 플리츠 타입의 타이와 앞치마를 특징으로 하는 새 유니폼을 탄생시켰다.

식품과 패션의 동거가 확산되고 있다.

식품ㆍ외식업계에 패션이 자주 등장하는 사례는 특히 불경기일수록 거세진다는 게 업계의지배적인 견해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시각의 자극을 통해 미각을 극대화시켜 얇아진 고객 지갑을 열겠다는 계산에 따라 식품 브랜드와 패션의 콜라보레이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제일기획은 올 초 설문조사에서 올해 소비자 키워드로 '일상충동'을 꼽으며 불확실성 시대에 소비 충동을 불러일으키는 감각 및 자극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움직이라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식품ㆍ외식업계에서는 단순히 제품 자체를 파는 데서 더 나아가 가장 감각적인 요소인 시각 자극을 통한 만족감을 극대화해 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에 대한 이미지와 스토리를 재생산하는데 치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평범한 먹거리에 트렌디하고 스타일리시한 패션을 입힘으로써 식품이 갖고 있는 이미지에 스토리와 가치를 부여하는 전략"이라며 "최근 식품 브랜드들이 패션쇼나 패션화보 등에 소품으로 간접 노출되는 PPL을 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근 패션 디자이너 마크제이콥스와 손잡고 콜라병에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의 패션 변천사를 입힌 코카콜라 라이트 30주년 기념 유럽 한정판 제품은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코카콜라 앓이'현상을 일으키는 등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한국 소비자들은 마크제이콥스의 색깔이 담긴 빨간 도트가 병을 에워싼 '2000년대 패키지'를 사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네이버 중고나라 사이트에서는 유럽에서 판매 중인 알루미늄 보틀병 코카콜라 콜라보 한정판 3병이 7만5,000원에 거래되는가 하면 한 네티즌은 "코카콜라 앓이 중이다. 유럽에 가는 사람한테 구매를 부탁해 놨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서태지의 전속 아티스트로 유명한 그래피티 아티스트 '산타'가 패키지를 디자인한 '핫식스라이트'와 신제품 '후르츠에너지'를 최근 선보였다. 제품 패키지는 라벨 중앙에 그래피티 작업을 하는 개성 있는 캐릭터가 주된 포인트. 핫식스의 주 타깃층인 젊은 세대를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로 그래피티 아트를 제품에 접목시켜 20~30대가 이 음료를 마실 때 자유롭고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는 기분을 맛보는 패키지 스토리텔링을 풀어냈다.

한국야쿠르트의 발효유 세븐은 론칭 때부터 소비자들의 시각을 자극하는데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론칭 초기에는 영국의 세계적인 팝 일러스트레이터 산드라 이삭슨이 다채로운 색감과 가족 소비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캐릭터로 패션을 입힌 데 이어 이번 시즌에는 9개 프로야구 구단 유니폼 디자인을 제품에 입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