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협회, 국회의원 보좌진 제주도 초청 '로비'(?)

증권업협회가 자신의 이익이 크게 걸린 법안의 국회 심의를 앞두고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보좌관 및 입법조사관들을 제주도로 초청해 세미나를 한 뒤 유흥주점 접대 등 향응을 제공했다고 한겨레가 28일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증권업협회는 지난 26∼27일 제주도 서귀포의 특급호텔인 ㅍ호텔에서 국회 재경위 금융소위 소속 의원 보좌진 7명과 국회 입법조사관 2명, 협회 임원 등 모두 18명이 참석한 가운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금법) 제정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세미나가 끝난 뒤 횟집에서 저녁식사를 했으며, 상당수는 시내 한 유흥주점에서 여흥을 즐겼고 신문은 전했다. 참석자들의 호텔 숙박비와 항공비, 저녁식사비, 유흥주점 비용 등은 모두 증권업협회가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보좌진들은 모두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증권업협회는 다음달 야당 의원 보좌진들을 상대로 같은 행사를 열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법안은 재경부가 지난 6월30일 입법예고한 것으로, 증권사가 장기적으로 급여이체를 포함한 계좌이체와 지로 업무, 현금인출기(ATM) 제공 등 지급결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는 법안 통과를 원하는 반면,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은행업계는 반발해 왔다. 증권업협회측은 이날 행사에 대해 "자금법안이 워낙 중요한 법안이어서 국회가 이 법안을 제대로 다룰 수 있도록 재경위 의원 보좌관과 입법조사관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연 것일 뿐 다른 뜻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행 공무원 행동강령은 '공무원이 직무 관련자로부터 음식물·골프 등의 접대는 물론, 교통·숙박 등의 편의를 제공받아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국회 차원에서 별도의 행동강령은 없지만, 통상 공무원 행동강령의 적용을 받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