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 등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거래다. 이 잔액이 늘면 가까운 장래에 주식을 파는 잠재적 매도세력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경제신문이 12일 최근 3년간(2012년 4월~2014년 4월) 코스피 추이와 신용거래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했던 세 번(2011년 10월~2012년 2월, 2012년 5월~9월, 2013년 6월~11월)의 기간 신용거래대주(신용거래매도)잔액은 큰 폭으로 늘고 신용거래융자(신용거래매수)잔액은 줄거나 변동폭이 작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10월 말 코스피지수가 1,912.06포인트에서 2013년 2월 말 2,026.49포인트로 6% 오를 때 신용거래매도잔액이 212억9,800만원에서 265억9,000만원으로 20.6% 급증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이 기간 신용거래매수잔액은 2조5,675억3,200만원에서 2조2,722억원으로 11.5%나 급감했다.
통상 주식시장에서 신용거래매수잔액은 가까운 기한 내에 주식을 팔 가능성이 높은 잠재적 매도 세력으로 분류된다. 신용거래매수잔액은 정해진 신용거래 기한 내에 신용으로 사들인 주식을 팔아 현금을 마련한 뒤 증권사에서 빌린 돈을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결제일이 임박해 해당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 주가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신용거래매도잔액을 정리하려면 신용으로 빌려 판 주식을 도로 사들여 증권사에 갚아야 하기 때문에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처럼 엇갈리는 신용거래 추이가 올 들어서도 확인된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신용거래매수잔액은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용거래매수잔액은 지난해 말 2조2,996억9,3000만원에서 올해 1월 2조4,096억5,300만원으로 4.7% 증가한 뒤 2월 2조4,338억7,500만원, 3월 2조5,540만8,300만원, 4월 2조5,532억7,200만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신용으로 주식을 빌려 파는 거래를 뜻하는 신용거래대주잔액(신용거래매도잔액)은 199억600만원에서 125억1,700만원으로 줄었다. 잠재적 매도세력은 늘고 매수세력은 감소하고 있다는 얘기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요즘처럼 지수가 박스권 하단에 머무르는 상황에서 신용거래매수잔액이 계속 늘어나는 것은 향후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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