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48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으면서 투자자들이 수혜주 찾기에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주요 협력사 중에서도 반도체 관련 장비ㆍ부품과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최대의 수혜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7일 코스닥시장에서 덕산하이메탈은 전날보다 6.45% 오른 2만4,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덕산하이메탈은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재료업체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가 올해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경우 높은 실적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에 매수세가 몰렸다.
레이저 다이오드 업체 큐에스아이도 4.16% 상승했고 반도체 화학원료기업 솔브레인(1.42%)과 액정표시장치(LCD) 검사장비업체 코디에스(2.06%) 역시 동반 강세를 보이는 등 중소형 IT부품 업체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날 중소형 ITㆍ바이오 관련업체들의 강세는 삼성그룹이 사상 최대규모인 47조8,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하고 전지와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제약 등 신성장분야에서 기회를 선점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그룹이 올해 시설투자 쏟는 31조원 중 상당수가 반도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관련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MD가 세계 AMOLED 시장 주도권을 놓지 않기 위해 공격적 투자를 계속할 것으로 보이므로 관련 장비ㆍ소재 업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 대상 기업으로 28개 기업(상장사 19곳)을 선정했는 데 이 가운데 원익IPS와 유진테크, 대덕전자 등 반도체 업체와 에스에프에이 AP시스템 등 디스플레이 기업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김희성 한화증권 연구원은 “동반성장이 강조되면서 대기업과 함께 성장하는 탁월한 중소기업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자금과 인력, 인프라 등 사업 외적인 지원 받아 안정적 성장 여건을 마련한 삼성전자 주요 협력사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실적이 주가 상승을 이끌지만 이미 이 같은 기대가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된 만큼 밸류에이션을 따져 투자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이날 삼성그룹 투자 확대 발표에도 불구하고 피에스케이(-1.94%)나 신화인터텍(-2.39%) 등은 코스닥시장 등락률(-0.05%) 보다도 주가흐름이 부진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과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시장이 널리 알려져 성장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돼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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