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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폰에 들어가는 카메라 컨트롤러 칩(이하 카메라칩)을 지렛대로 흑자전환, ‘제2의 엠텍비젼ㆍ코아로직’으로 자리매김한다.’ 지난 2001년부터 4년 연속 적자의 늪에 빠져 구조조정의 몸살을 앓다가 기사회생한 아라리온의 청사진이다. 아라리온은 PC 주문형반도체(ASIC), 스토리지 시스템 분야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지만 PC시장 침체와 서버시장의 경쟁 심화로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시장의 중심이 PC에서 휴대폰ㆍMP3플레이어로, 다시 카메라폰 등 복합기능 제품으로 급격하게 옮겨가는 추세에 부응하는 ASIC 개발을 소홀히 한 것이 결정타였다. 매출은 2001년 241억원을 정점으로 2003년 128억원으로 떨어졌고 그 해 57억여원의 경상적자를 냈다. 지난해 3월 말 보통주 15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를 단행, 시가총액이 50억원을 밑돌아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2001년 120명에 달했던 임직원수도 4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위기 상황에 내몰린 경영진은 성장성이 큰 카메라 컨트롤러 칩에 마지막 승부를 걸기로 했다. “직원들을 추스르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순 없다’는 자존심 하나로 버텼습니다. 마침내 지난해 7월, 개발에 착수한지 7개월만에 30만 화소급 카메라칩 샘플을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주유진 상무) 아라리온은 후발주자지만 오랜 ASIC 설계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제품보다 우수한 칩을 개발했다고 자부한다. 경쟁제품엔 없는 주파수체배기(PLL) 로직을 내장, 소비전력을 낮춰 배터리를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초당 30프레임 이상의 영상을 처리할 수 있어 순간포착 능력과 선명도가 우수하다. 개발성과가 나오기 시작하자 본격적인 재무안정화 작업에 착수했다. 웹가속기 판매 등으로 협력관계에 있던 글로벌다윈㈜을 최대주주(지분 12%)로 끌어들였다. 마침내 지난해 12월 말에는 LG전자의 카메라칩 협력업체로 최종 지정됐다. 1차로 5개 카메라폰에 들어가는 칩 276만7,000개를 3월 말께부터 납품하고 샘플 단계에 있는 130만 화소급 칩도 7~8월께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올 들어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 200만 달러를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인수한 뒤 주식(223만여주, 지분 약 20%)으로 전환, 상환부담이 사라졌다. 한 때 1,000%를 넘었던 부채비율은 100% 대로 떨어지고 임직원이 60여명으로 늘어났다. 아라리온은 올해 매출 660억원에 11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다는 목표다. 오는 4월 관리종목이라는 꼬리표도 뗄 전망이다. 정자춘 대표는 “플래시메모리처럼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날아가지 않고 S램처럼 처리속도가 빠른 차세대 메모리인 P램을 카메라칩에 적용, 가격이 비싼 S램을 대체해 나갈 계획”이라며 “올해는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활기찬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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