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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팩과 성능은 최고지만, 가격 거품은 확 뺀 보급형 스마트폰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포화된 시장에서 새 활로를 찾기 위해 방향을 선회했다. 프리미엄 모델에서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낸 셈이다.
올해 보급형 시장에서 거두는 성적표에 따라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운명이 갈릴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등 '최고급형 같은 보급형 스마트폰'은 계속 쏟아질 전망이다. 주변에 있는 사람이 가격 부담이 덜한 프리미엄형 스마트폰으로 교체를 고민한다면 선물용으로 제격이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4'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보급형 스마트폰 시대의 서막이 올랐다. 올해 행사에서는 예년과 달리 100만원이 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많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갤럭시노트3, LG전자가 전시한 G프로2 등 국내 기업의 전략 스마트폰을 제외하면, 출고가격이 50만원~80만원대 보급형 제품들이 대거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젊은 층을 겨냥해 가격부담은 대폭 줄였지만, 스펙과 성능은 최고급형인 '갤럭시노트3 네오'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갤럭시노트3'의 주요 기능을 그대로 지원하면서 가격은 합리적으로 낮춘 제품이다. 가죽 느낌의 세련된 후면 커버에 두께 8.6㎜, 무게 162g으로 가볍고 편안한 그립감을 제공한다. 139.5㎜(5.5인치) HD 슈퍼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했고, 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갤럭시기어와도 연동된다. 운용체계(OS)는 안드로이드 4.3 젤리빈을 기반으로 2.3㎓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2GB램, 3100㎃h 배터리를 적용했다.
S펜 버튼을 눌러 5가지 주요 기능을 한 번에 실행하는 '에어 커맨드'와 여러 개의 앱을 동시에 실행하는 '멀티 윈도우', 다양한 콘텐츠를 매거진 형태로 정리하는 '마이 매거진' 등 갤럭시노트3의 편의 기능을 그대로 계승했다. 블랙과 화이트 2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출고가는 79만9.700원이다.
LG전자도 지난달말 스페인에서 열린 MWC 2014에서 지난해 8월 선보인 전략 스마트폰 'LG G2'의 디자인과 직관적 사용자경험(UX)을 그대로 계승한 보급형 'G2미니'를 공개했다. G2에 처음 선보여 호평 받은 후면키를 적용하면서도 전면과 테두리에 버튼을 없애 매끈한 외관 디자인을 구현했다. G2보다 0.5인치 작은 4.7인치 IPS 디스플레이를 적용했고, 구글 최신 운용체계(OS)인 '안드로이드 4.4 킷캣'을 탑재했다. 배터리는 4인치대 스마트폰 최대 용량인 2440㎃h를 제공해 사용 편의성을 강화했다. G2미니는 G2보다 가격을 낮춰 중가 시장을 공략한다. 국내는 이르면 다음달 중순쯤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색상은 타이탄 블랙, 루나 화이트, 골드, 레드 네 가지다. 이외에 300달러 전후의 가격으로 책정된 보급형 LTE 스마트폰 'F시리즈'와 3G를 겨냥한 스마트폰 'L시리즈'를 같이 선보였다
팬택 역시 최고급형 스펙과 성능을 자랑하지만 출시때 보다 20만원 가량 가격거품을 뺀 70만원대 베가아이언으로 보급형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디자인 혁명으로 평가받는 베가아이언의 가장 큰 특징은 금속테두리. 촉감은 아이폰4와 가깝다. 특유의 각진 직사각형의 느낌을 그대로 담으면서도 대화면 제품보다 편안하고 안정감 있는 느낌을 준다. 금속소재로 충격과 마찰에 강한 특성 덕분에 생활 흠집이나 마모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는 강점이 있다. 퀄컴스냅드래곤 600 프로세서(1.7GHz 쿼드코어)와 안드로이드 4.1.2 젤리빈를 기반으로 2GB램(RAM), 내장 메모리 32GB, 후면 카메라 1300만 화소, 배터리 2150mAh 등을 탑재했다.
제품 오른쪽 모서리에 적용된 보석 모양의 양방향 LED는 팬택의 기발한 실험 정신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스마트폰에 전화, 메시지 등이 수신될 경우 LED에 불빛이 들어온다. 불빛의 색을 전화번호 그룹 별로 설정할 수도 있다. 빠르면 5월에 후속작인 '베가아이언2' 모델이 출시된다.
해외 제조사들의 보급형 스마트폰시장 공략도 매섭다. 중국 레노버는 보급형 스마트폰 'S860'을 260달러 수준에 선보였다. 노키아도 90달러대 첫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노키아X'를 깜짝 공개했다. 화웨이는 고사양의 보급형 스마트폰 '어센드G6'를 공개하면서 가격은 약 250달러로 책정했다. 블랙베리는 오는 4월 인도네시아에 200달러 미만의 가격으로 '블랙베리 Z3'를 내놓는다.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가격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보급형 스마트폰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제조사들은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각된 보급형 스마트폰에 총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며 "보급형 스마트폰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휴대폰 시장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태풍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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