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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반격

당초 "우려할 상황 아니다"서 "엔화 공격대상"<br>박재완·김중수 이어 신제윤까지 가세 연일 포화


일본의 양적완화 이후 최근 우리 당국자들이 쏟아내는 발언의 수위를 보면 흡사 '한일 환율전쟁'이 시작된 듯한 느낌마저 받게 된다. 일단은 일본의 무차별적 양적완화에 한국 정부가 반격에 나선 형국이다. 지난해 말만 해도 원론적 수준의 개입에 그치던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연초부터 엔화를 공격대상(?)으로 지목하는 등 고삐를 죄고 있다.

최근 외환당국의 공세적 자세는 지난해 9월 미국의 3차 양적완화가 발표된 후 원화강세가 진행될 때와 비교하면 확실히 대조적이다. "통화전쟁을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김 총재, 10월)" "여러 가지를 연구개발(R&D)하는 단계(박 장관, 11월)" 수준의 대응은 해가 바뀌면서 180도 달라졌다.

일본의 아베 신조 정부 출범으로 엔화가격이 급락하고 연초부터 1,060원선이 위협당하자 정부는 본격적으로 강력한 구두개입에 나섰다. 올해 3% 성장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수출전선에도 빨간불이 켜지자 반격에 나선 것이다. 박 장관은 외환시장 개장일인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을 방문해 "적극적이고 단계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며 새해 벽두부터 시장개입에 나섰다. 하지만 원ㆍ달러 환율은 1,070원선을 내줬고 이어 11일 1,060원선마저 붕괴된다.

환율에 대한 발언을 지극히 아끼던 김 총재도 가세했다. 그는 14일 서울외신기자클럽 기조연설에서 "큰 폭의 엔화가치 하락으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필요시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외환건전성 조치 등으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엔화를 지목한 것은 최근 일본 정부의 무차별적인 양적완화에 대한 불만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이틀 뒤인 16일에도 "환율 변동폭이 일정 수준 넘어가도록 허용하는 중앙은행은 없다"며 "미세조정을 포함해 거시건전성 규제 등 몇 가지 규제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신제윤 재정부 1차관 역시 금융연구원이 주최한 콘퍼런스에 참가해 "거시건전성 3종 세트 강화를 포함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환율을 담당하는 정부기관이 재차, 삼차 '구두 방어막'을 친 것이다.



시장은 일단 눈치보기에 들어갔다. 때마침 일본 내에서 나온 과도한 엔화약세에 대한 문제제기도 엔화약세 흐름을 잠시나마 돌려놓았다. 하지만 시장도, 외환당국도 이를 추세가 바뀐 것으로 해석하지는 않고 있다. 정부가 추가적인 대책을 동원해서라도 원화강세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일본의 양적완화와 한국의 방어에 따라 환율판세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원ㆍ달러 환율은 나흘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며 60전 내린 달러당 1,058원10전으로 마감했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최근 며칠간 환율이 올랐지만 쏠림 현상과 변동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며 "필요할 경우 정부가 언급한 거시건전성 3종 세트 강화 방안과 검토 중인 신규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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