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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올 메이저 3승 대업 이끌어

돌아온 지존 신지애 브리티시 우승<br>9타차 신기록… 부상 딛고 화려한 부활<br>NYT "악조건 뚫고 뛰놀 듯 경기" 찬사


리버풀의 고약한 날씨를 뚫고 홀로 빛난 신지애(24∙미래에셋)는 한국 여자골프의 위엄을 대표하는 아이콘이었다. 혼자 언더파 스코어를 적어내며 9타 차 압승을 거둔 신지애를 두고 외신들은 온갖 표현을 총동원해 찬사를 보내며 세계 여자골프가 아시아에 점령당했음을 시인했다. 한국선수들은 유선영(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최나연(US 여자오픈)에 이어 브리티시 여자오픈을 제패한 신지애까지 올 시즌 세계 4대 메이저대회에서 최다인 3승을 쓸어담았다. 한국선수들의 한 시즌 메이저 2승은 그동안 세 차례(1998∙2005∙2008년)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펑산산(중국)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챔피언십 우승까지 더해 "올 시즌 그랜드슬램(메이저대회 석권)은 최초의 아시아슬램"이라고 했고 폭스스포츠는 "이제 세계 여자골프는 아시아가 완전히 지배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17일(한국시간) 영국 호일레이크의 로열 리버풀GC(파72∙6,660야드)에서 끝난 브리티시 여자오픈(총상금 275만달러∙우승상금 41만8,825달러). 강풍으로 2라운드가 취소돼 3∙4라운드 총 36홀을 마지막 날 하루에, 그것도 비바람 속에 소화하는 강행군에도 신지애는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를 적어냈다. 단독 2위(이븐파) 박인비(24)와의 격차는 무려 9타. 지난 2008년 이후 4년 만에 이 대회 우승컵을 안으며 LPGA 투어 통산 10승을 쌓은 신지애는 이 대회 역대 최다 타수 차 우승이라는 신기록까지 수립했다. 브리티시 여자오픈이 메이저대회로 승격한 2001년 이후 종전 기록은 2004년 캐런 스터플스(잉글랜드)의 5타 차 우승이었다.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6개로 코스 레코드를 수립, 5타 차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신지애는 3라운드에서 위기를 맞았다.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카리 웹(호주)에게 3타 차로 쫓긴 것. 불과 1주일 전 LPGA 투어 킹스밀 챔피언십에서 9홀 연장이라는 기록적 접전을 펼치고 온 터라 신지애로서는 시간이 갈수록 불리한 입장이었다. 하지만 신지애는 웹이 4라운드에서 10오버파로 무너지는 사이 1오버파로 막아 여유롭게 2주 연속 우승으로 올 시즌 2승에 성공했다. 1번홀(파4)에서 트리플 보기로 불안하게 출발한 신지애는 이후 홀들을 버디 5개, 보기 3개로 막는 무서운 집중력을 과시했다. AP통신은 "참담한 날씨에도 신지애는 실수를 거부했다"고 했고 뉴욕타임스는 "악조건 속에서도 신지애는 뛰놀 듯 경기했다"고 보도했다. 신지애의 격이 다른 우승으로 아시아선수들은 최근 12개 메이저대회에서 7연승을 포함, 총 9승을 합작하는 초강세를 이어갔다. 9승 중 4승을 한국선수가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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