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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파크 청약과열] 구멍뚫린 투기방지책
입력2004-03-24 00:00:00
수정
2004.03.24 00:00:00
민병권 기자
시티파크의 청약과열현상을 계기로 주상복합에 왜 투기자금이 몰리는 지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주상복합이 인기투자 수단으로 부각되는 것은 일반아파트에 비해 청약 및 전매 규제가 거의 없었다는 점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상업중심지의 노른자위 땅에 들어서는 덕에 높은 프리미엄이 기대되기 때문.
◇미운 오리새끼에서 투기의 진원지로 = 국내에서 현대식 주상복합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99년 삼성그룹이 서울강남구 도곡동에 타워팰리스 4개동과 쉐르빌 2개 동의 건립을 추진하면서부터. 이들 주상복합은 당시로선 초고가였던 1,200만~1,500만원 선에 공급됐던 데다가 일반아파트의 2~4배에 이르는 관리비 등이 부각돼 분양초기엔 일부 미분양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듬해부터 분당 백궁역 일대에서 대규모 주상복합이 잇따라 공급되면서 청약과열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시 삼성물산 주택부문이 분양한 `아데나팰리스` 203가구에 1만8,940명이 청약해 평균 93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 2001년에는 9월에는 삼성물산과 한화건설이 서울송파구 잠실동에서 분양한 `갤러리아팰리스`에 2만 여명이 몰리기도 했다. 청약 십만명 시대를 연 것은 롯데건설이 2002년말 서울 강남구 청담동 `캐슬골드`의 분양 때부터다. 당시 1~2차 청약물량을 합쳐 420가구가 공급된 이 주상복합에 모두 12만7,000건에 육박하는 청약이 이뤄진 것. 또 지난해 5월 공급된 서울 광진구 자양동 `더 샵 스타시티`의 경우 청약증거금을 3,000만원~1억원으로 높게 책정했음에도 불구 사흘간 9만4,253명이 신청, 아파트 75.7대 1ㆍ오피스텔 38.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10ㆍ29대책 발표를 전후로 해선 분당 정자 `더 샾 스타파크`와 서울 광진구 노유동 `삼성트라팰리스`에 각각 2만7,000~2만9,000명에 이르는 인원이 몰리는 등 단기 투자자들의 주상복합 청약열풍이 이어졌다.
◇단기투자, 초기 거품붕괴도 감수해야 = 하지만 이들 인기 주상복합 대부분은 높은 청약경쟁률에도 불구하고 비로열층 당첨자들의 잇따른 계약포기와 분양초기 대거 급매물 출회로 단기적으로는 프리미엄이 예상을 밑도는 현상을 보였다. 특히 금융권에서 청약증거금만을 겨우 빌려 접수한 청약자들은 대부분 분양초기 급매를 노리기 때문에 유리한 입장에서 분양권을 팔기 어렵다. 따라서 중도금 납부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충분한 자금 없이 섣부른 계약을 했다가는 프리미엄을 거의 포기하고 급매하는 것도 각오해야 한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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