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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회사채 '귀한 몸' 됐다

보험 등 기관 투자가 수요 늘어 발행 급증<br>SKT 등 일반기업 20년 중장기채에도 참여


최근 저금리 기조 속에 장ㆍ단기 금리 차까지 급속히 줄어들면서 만기 5년 이상 장기 회사채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에 따라 이전에는 공기업에 집중됐던 20년 이상 초장기 회사채에도 일반 기업이 속속 참여하는 등 회사채의 장기화 추세가 갈수록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의 장기물 선호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당분간 이 같은 쏠림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현재까지 발행됐거나 발행될 예정인 무보증 회사채의 규모는 3조2,500억원이다. 이 가운데 76%인 2조4,700억원의 물량이 5년 만기 이상의 중장기 회사채이다. 반면 3년 미만의 만기를 지닌 회사채 발행은 7,800억원에 그쳤다. 지난달 발행한 무보증 회사채(3조5,200억원)의 66%가량이 3년 미만의 만기물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확연히 뒤바뀐 셈이다.

개별 기업별로 보면 이러한 추세는 더욱 확연해진다. SK텔레콤은 오는 28일 총 4,0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이 중 800억원을 20년물로 조달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이 20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국내 일반 기업 중에는 KT 등 극히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전무한 실정이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있고 회사채 수요도 존재해 발행하기 적당한 시점이라고 생각했다"라며 "특히 장ㆍ단기 금리 차가 거의 없어 장기채를 발행하는 게 오히려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S-Oil 역시 창사 이래 처음으로 10년 만기 회사채를 500억원 규모로 발행한다. S-Oil 관계자는 "최근 장기물이 저금리 기조를 보이고 있어 10년물 발행을 전격 결정했다"고 밝혔다. 삼성정밀화학 역시 11년 만에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로 결정하면서 만기를 5년물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회사채를 발행할 때 만기를 3년으로 하는 게 일반적인 관례였다. 하지만 최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자 마땅히 갈 곳을 못 찾은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장기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장기와 단기 금리가 급속히 축소됐다. 기업의 입장에서 장기채를 발행하기 가장 좋은 여건이 형성된 것이다. 여기에 국채 10년물의 금리가 급격히 낮아져 보험사 등 기관들이 수익성 보존을 위해 회사채에 눈을 돌려 투자 수요도 커진 상황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초까지만 해도 3% 후반대였던 국채 10년물의 금리가 최근 3.19%까지 하락했다.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하한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금리 수준이 상당히 낮은 상황이다. 20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하는 SK텔레콤의 경우 국채 20년물에 0.27~0.37%포인트를 가산한 3.51~3.61%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년물의 경우에도 금리가 3% 중반 수준에 불과해 발행 기업으로서는 부담이 확 줄어든 상황이다.

박성원 KB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 부본부장은 "최근 국채 장기물의 금리가 급격히 낮아지면서 보험사들이 회사채 매입으로 수익을 일부 만회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수요가 발생하다 보니 기업들도 장기물을 부담 없이 발행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강호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낮은 상황이어서 회사채 발행이 전반적으로 장기물로 듀레이션(Duration)이 길어지는 추세"라며 "당분간 장기물 발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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