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오는 8월부터 대부업 이용고객 127만명의 개인 금융정보가 전금융권에 공개된다. 특히 은행을 비롯한 다른 금융회사에서 중복대출을 받은 85만명은 정보공개에 따라 만기연장 거부와 대출제한 등의 불이익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당사자인 대부업계가 여기에 반발해 대출정보(CB) 파기까지 검토하고 있어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금융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5월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대부업 이용자 전체인 127만명의 CB를 온라인 방식으로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대부업 이용고객이 시중은행이나 캐피털ㆍ저축은행 등에서 중복 대출을 신청할 경우 창구에서 실시간으로 대부업 대출정보 조회가 가능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업 CB 공개는 전금융권 중에서도 특히 저축은행 업계가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사안인데 금감원이 이를 사실상 수용해 권혁세 금감원장의 특별지시에 따라 이번 조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저축은행 업계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축소로 새로운 먹거리 확보가 절실해지면서 소액 신용대출 확대에 사활을 걸어왔고 그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해 최근 감독당국에 대부업 CB 공개를 강하게 요구했다. 대출승인 과정에서부터 다중채무자일 위험이 높은 대부업체 중복이용 고객을 걸러내겠다는 의도다.
이번 공개 결정에 따라 대부업 이용고객 가운데 은행이나 타금융권에서 중복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85만여명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업체의 한 관계자는 "대부업체와 제도권 금융기관을 중복해서 이용하고 있는 고객은 신용도 하락이나 한도축소, 만기연장 거부 등의 불이익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에 대부업계는 대부업 CB 파기까지 불사하겠다며 극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대부금융협회 관계자는 "대부업은 제도권 금융사와 CB를 공유하지 않는 익명성을 강점으로 단기자금을 융통하려는 고객들이 이용하는 자금"이라며 "대부업 CB가 온라인 방식으로 공개되면 대부업계 전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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