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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서울대 약대 최우등졸업

“장애인에 대한 편견 없이 학교 생활을 도와준 친구들 덕분에 좋은 성적으로 졸업할 수 있었습니다” 하반신이 마비된 중증 장애인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서울대 약대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게 된 엄한천(23)씨는 26일 졸업식에서 4년간 학점평점 3.95를 기록, 약대 동창회장상을 받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인 지난 88년 아버지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오던 엄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갑자기 척수 혈관이 터져 하반신이 마비됐다. 이후 3년이 넘도록 치료를 받았으나 마비는 점점 악화돼 중학교 때까지 목발을 짚던 몸이 고교 진학 후에는 휠체어에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됐다. 당시 사춘기였던 엄씨에게 같은 반 친구들이 운동장에서 체육 수업을 들을 때 교실에 혼자 남아 자율학습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은 버겁기만 했다. 그러나 중학교 때부터 항 상 상위권 성적을 유지한 엄씨는 지난 98년 대입수능에서 382점이란 높은 점수로 서울대 약대에 합격했지만 대학 입학은 어려움의 끝이 아니었다. 엄씨는 등하교 때를 비롯, 강의실을 옮길 때마다 밖에서 기다리는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이동해야 했다. 넓은 캠퍼스에서 건물을 옮겨가며 수업을 듣기 위해 친지들이 돈을 모아 특수제작한 장애인용 차량을 엄씨에게 선물했지만 스스로 차에 올라타는 것도 힘들었을 뿐더러 장애인용 승강기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건물 안에서의 이동도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엄씨는 포기하지 않았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공부했다. 공부와 함께 학과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 엄씨의 주변에 친구들도 모이기 시작했다. 고등학교 이후 24시간 엄씨의 휠체어를 밀어준 어머니 대신 친구들이 엄씨의 등하교길과 교내 이동을 돕게 됐다. 엄씨는 꾸준한 노력과 친구들의 도움에 힘입어 대학 3학년 때 미리 대학원 과정을 공부하는 `특수연구생`자격을 획득하는 등 4년 내내 뛰어난 성적을 유지했고 결국 약대 졸업생 81명중 3번째 성적으로 최우등 졸업의 영예까지 얻게 됐다. <최석영기자 sy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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