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김기림-바다와 나비> 나비가 사라지고 있다. 바다가 무밭인줄 알고 뛰어드는 나비를 도시에서는 이제 거의 볼 수 없다. 숲과 화단이 잘 꾸며진 아파트 단지에도 나비는 보이지 않는다. 과연 그 많던 나비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KBS1TV는 ‘환경 스페셜-나비, 부활을 꿈꾸다’ 편을 5일 오후10시에 방송한다. 프로그램은 나비가 왜 도시에서 사라지는 지를 분석하고 왕세줄나비ㆍ푸른큰수리팔랑나비 등 우리가 평소에는 잘 보지 못했던 나비들의 모습도 보여준다. 프로그램은 나비가 도시에서 사라지고 있는 이유를 도시 공해와 소음 그리고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현재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266종의 나비 중 10%가 이 같은 원인으로 멸종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다. 제작진은 해마다 나비 축제를 열어 나비를 사람들에게 친숙한 존재로 부활시키고 있는 함평군과 나비를 인공 사육하고 있는 농가의 사례를 보여 준다. 이를 통해 나비의 멸종도 막고 도시에서 나비를 부활시키는 방법을 모색해본다. 프로그램은 이외에도 왕세줄나비 번데기가 성충으로 변하는 장면과 푸른큰수리팔랑나비 애벌레가 집을 짓는 모습, 알 위에 자신의 털을 덮어 보호하는 왕자팔랑나비의 산란장면 등을 보여준다. 또 붉은점모시나비, 애호랑나비 수컷이 교미를 할 때 암컷의 복부 끝에 석고 같은 덮개를 만들어 암컷이 더 이상 짝짓기를 못하도록 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제작을 담당한 이태림 PD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나비의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나비를 도시에 돌아오게 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 게 됐다”며 “나비가 도시에 돌아오려면 배추 등 먹이 식물이 반드시 있어야 하기 때문에 도시를 보다 환경 친화적인 곳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