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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사태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간 황 교수의 대변인 역할을 해왔던 서울대 의대 안규리 교수의 지금 심정은 어떨까? 최근 안 교수와 전화통화를 한 서울대병원의 한 관계자는 21일 안 교수의 현재상태에 대해 "넋이 나간 정도는 아니지만 확실히 맥이 빠져 있는 것 같더라"라고 전했다. 안 교수는 지난 16일 줄기세포 진위논란에 대한 황 교수의 기자회견 이후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몰려드는 취재진을 의식해 자택에도들어가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교수는 잘 알려져 있듯이 황 교수의 주치의이자 연구동료. 결국 조작으로 드러난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공동저자이기도 하다. 가톨릭 신자인 그는 서울대 의대 안에서 누구보다 양심적인 인물로 통한다. 더러는 '깐깐하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엄격하고, 원칙을 고수해 융통성이 떨어진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의대생들 사이에서는 '호랑이 선생'으로 불린다. 안 교수가 최근 가까운 지인들에게 언뜻 내비치는 언행을 보면 황 교수에 대해반신반의하는 태도가 묻어난다. 안 교수는 줄기세포 존재 여부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평소 친분이 있는 김형태 변호사를 통해 "황 교수의 주치의를 그만 하고 싶다"는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안 교수가 '황교수에게서 줄기세포가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고 한데 대해 지난 17일언론사에 정정요청 자료를 내어 "노 이사장에게 그런 얘기를 한 사실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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