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기업들이 구조조정 등 감원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서도 끝없는 인재사랑으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최고경영자(CEO)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강덕수(사진) STX 회장이 주인공. 그는 대규모 실업대란이 우려되는 현 경제상황 속에서도 인재채용에 강한 욕심을 보이며 특유의 인재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 10일부터 4일간 오전9시부터 오후7시까지 하반기 신입사원 면접을 직접 주재한 뒤 곧바로 이명박 대통령의 브라질과 페루 순방 수행길에 오르는 강행군을 펼쳤다. 대통령 해외순방을 수행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새로운 인재를 뽑는 것만큼은 본인이 직접 나서겠다는 강력한 의지에 따른 것이다. 실제 일부 경영진은 이번 하반기 신규 채용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 경색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채용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강 회장에게 건의했다. 하지만 강 회장은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기존 채용계획을 그대로 밀어붙이기로 결정했다. 좋은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해 세계시장 공략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기업의 책무이며 STX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평소 강 회장의 신념에 따른 것이다. 실제 강 회장은 기회가 생길 때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인재가 핵심이다. 1조원의 이익보다 1만명의 고용이 더 의미 있다”며 “기업이 고유의 경제활동을 통해 영속해야 하는 이유는 새로운 세대와 능력 있는 구세대에게 경제활동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STX는 이에 따라 올 하반기에 대졸 신입사원 750명, 경력사원 500명 등 총 1,250여명을 뽑기로 한 채용계획을 그대로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STX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채용한 인원보다 무려 71.2%나 늘어난 규모다. 상ㆍ하반기 채용인원을 합치면 총 2,300명으로 지난해의 1,620명에 비해 42%나 더 많다. STX의 한 관계자는 “강 회장의 새로운 인재채용에 대한 강한 의지에 따라 악화되고 있는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당초 세운 채용계획을 그대로 밀고나가기로 했다”며 “강 회장은 인재에 대한 욕심이 강할 뿐 아니라 어려운 시기일수록 일자리를 많이 제공하는 게 사회적 책무라는 기업관이 투철한 경영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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