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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예식장 “찬바람”/가을성수기에도 주말예약 못채워 쩔쩔

◎불황으로 비싼 예식비 손님들 외면/구민회관등 공공장소 「알뜰식장」 각광최고급 수준의 음식, 화려한 예식을 내세우며 예비부부 고객유치에 나섰던 호텔들이 결혼 피크 시즌인 10월에 주말예식예약도 다 채우지 못하는 등 찬바람을 맞고있어 울상을 짓고있다.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비싼 호텔예식 대신 일반예식장이나 구민회관 등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홍대입구에 위치한 서교호텔의 경우 이달 결혼식 예약건수는 5건으로 지난해 10월에 비해 절반이하로 줄었다. 이 호텔 관계자는 『예약한 손님들도 대부분 짧은 시간에 결혼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일반예식장에서 자리를 못구한 경우』라며 『고객유치를 위해 3백명이상의 하객이 연회장을 이용할때는 식대의 10%를 할인하고 있지만 효과는 별로없다』고 밝혔다. 장충동 소피텔앰배서더호텔은 이달에 10여건의 결혼식이 예약돼 지난해에 비해 4∼5건이 줄었다. 게다가 11월과 12월의 예식예약도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미치고 있다. 강남지역의 호텔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신사동 힐탑호텔 등 대부분의 호텔들이 이달 예식예약을 다 채우지 못하고 있다. 호텔은 아니지만 저명인사들 자제의 결혼식장소로 유명한 공항터미널도 이달 20일 이후에는 아직 예약이 다 차지 않은 상태다. 지난 94년 특2급이하 호텔에 대해 예식업이 허용된이후 95, 96년 짭짤한 수입을 올렸던 호텔들이 이처럼 고객들로부터 외면을 당하는 것은 일반예식장의 2배에 달하는 비용때문. 호텔예식의 경우 식대는 1인당 2만7천∼3만5천원으로 일반예식장의 2∼3배나 비싸다. 하객을 4백명으로 잡을 경우 1천3백만∼1천4백만원이 소요된다. 여기에 웨딩드레스와 사진 등을 포함하면 순수예식비용만 2천만원을 넘는다. 과거 경기가 좋을 때는 이같이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이용객들이 많았으나 올해는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아껴쓰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호텔예식을 피하는 경향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오는 19일 결혼예정인 남병진씨(30·회사원)는 『당초에는 남의 이목때문에 호텔이나 고급예식장을 생각했지만 비용부담이 너무 커 부모님과 상의해 구민회관으로 결혼식 장소를 정했다』며 『결혼식에서 절약한 돈은 저축할 것』 이라고 말했다.<이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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