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등 업소에서 쓰이는 식품포장용 비닐랩에서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이 다량 검출됐다. 특히 랩은 자장면 등 뜨거운 음식 포장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유해물질이 스며나올 위험이 큰 만큼 소비자의 주의가 요망된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은 음식점과 대형 할인점, 유통업체 식품매장 등에서 널리 쓰이는 6개 업체의 폴리염화비닐(PVC) 재질 랩 포장재를 수거, 한국화학시험연구원에 검사 의뢰한 결과 5개 제품에서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인 ‘디-2-에틸헥실아디페이트’(DEHA)가 검출됐다고 14일 밝혔다.
DEHA가 검출된 업소용 랩은 S사 ‘S랩’, T사의 ‘U랩’, S사 제조·C사 유통판매의 ‘I랩’, H사 제조·L사 공급판매의 ‘L랩’, P사의 ‘P랩’ 등으로 검출된 DEHA의 양은 중량기준 23.7~25.9%로 제품별 차이가 없었다. 검출되지 않은 제품은 L사의 ‘L랩’으로 DEHA 대신 대체 신소재를 가소제로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은숙 소시모 기획실장은 “해당 업체들은 가소제 사용사실을 시인했다”며 “DEHA를 가소제로 첨가하지 않은 제품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바꿀 수 있다는 것인데 왜 환경호르몬이 나오는 랩이 업소용으로 아직까지 쓰이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가정용 랩 제품은 가소제를 첨가할 필요가 없는 폴리에틸렌(PE)을 주재료로 쓰고 있으나 PVC가 사용되는 업소용 랩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한 관계자는 “PVC랩의 경우 식품용기에 랩이 늘어지지 않고 밀착되게 하기 위해 가소제를 첨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해외 자료를 검토하면 외국에서도 PVC 랩에는 가소제로 DEHA가 10~60% 첨가되는 것으로 돼 있으며 통상 비율은 약 35%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DEHA의 인체 유해성 여부는 확실한 증거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DEHA란… 주로 접착성을 높이고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가소제의 일종으로 세계야생생물보호기금(WWF), 일본 후생성, 미국 환경청(EPA) 등에서 환경호르몬 혹은 이에 준하는 추정물질로 분류해 연구하고 있는 화학물질이다. 우리나라 환경부도 이를 내분비계장애물질 관찰대상으로 분류해 환경 잔류실태와 생태영향 조사를 하고 있지만 아직 제품 내 함유량 허용기준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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