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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제가 60개월 연속 경기확장을 기록하면서 사상최장 호황 기록을 다시 고쳐썼다. 하지만 개인소비 부문이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경기회복이 지연돼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약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오타 히로코 일본 경제재정상은 지난 22일 저녁 '소비 부문이 약한 가운데서도 경기는 회복되고 있다'는 내용의 1월 월례경제보고서를 각료회의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일본의 경기확장 국면은 지난 2002년 2월 이후 60개월째 지속되면서 사상 최장 기록을 경신했다. 이번 월례경제보고의 기조판단은 지난달 기조를 그대로 유지했다는 평가다. 기업의 설비투자와 주택건설이 증가하고 있지만 경제성장의 주요 견인차인 개인소비가 여전히 '옆걸음질'치고 소득증가도 둔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으로 전망도 '기업 부문의 호조가 가계부문에 파급됨으로써 민간소비에 의지한 경기회복이 계속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경기는 완만하게 확대되고 있다"며 "국제 경쟁 격화로 기업에 임금억제 압력이 있지만 기업의 이익이 점차 개인소비로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와 인식이 같다고 강조했다. 경기회복이 진행 중이라는 정부의 주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일부에서 나타냈다. 나카가와 히데나오 집권 자민당 간사장은 "수출 급증으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는 기업부문의 호조가 정말 개인부문으로 파급되고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고 산케이신문이 이날 전했다. 이는 60개월 동안이나 경기확대가 계속되고 있지만 이 기간 실질 성장률은 연평균 2.0%로 과거 '이자나기경기'(11.5%)의 6분에1 정도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소비 부진에 대한 판단은 23일 공개된 일본은행(BOJ)의 지난해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 의사록에서 참석한 위원들도 공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회의에서 다수 위원들은 금리조정을 서둘러서는 안되며 더 많은 경제지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의사록은 위원들이 "소비가 여전히 약하며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오르고 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2월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평가로 도쿄 외환시장에서 이날 엔ㆍ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3% 상승(가치하락)한 121.69엔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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