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93년 만의 일이다. 1913년 일본으로 반출된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 47책이 지난 달 7일 일본의 동경대학을 떠나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실제로 조선왕조실록은 가장 수난을 많이 당한 문화재 중 하나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은 전주 사고본을 제외하고 춘추관과 충주, 성주 등에 보관돼 있던 실록을 모두 불태웠다. 그렇게 명맥을 이어 온 실록이기에 이번 반환은 더욱 뜻 깊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한 조선왕조실록. 과연 우리는 조선왕조실록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KBS1TV는 11일 오후 10시에 ‘HD역사 스페셜-93년 만의 귀환, 조선왕조실록’ 편을 방송한다. 프로그램은 조선왕조실록의 제작과 보관 과정을 통해 실록의 우수성과 보존 가치 등을 설명한다. 프로그램은 우선 조선왕조실록과 중국의 명ㆍ청 실록을 비교한다. 1522~66년 사이에 조선왕조실록에는 유성이 644회 기록돼 있지만 명 실록에는 13회뿐이다. 제작진은 조선왕조실록과 명 실록이 기록의 밀도에서 엄청난 차이가 난다고 말한다. 일본 실록은 9세기 말에 편찬된 삼대실록을 제외하고는 실록이 거의 없음도 지적한다. 제작진은 실록 제작기도 보여준다. 조선왕조실록은 당대 왕이 사망하면서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실록은 사관들이 쓰는 사초 이외에도 승정원일기, 개별 관청에서 만들어지는 시정기 등을 바탕으로 엮어진다. 기초 자료를 토대로 초판 격인 초초를 만들고 이후 중초를 제작 후 정본을 만들게 된다. 프로그램은 실록을 보관하는 사고가 깊은 산 속에 위치하게 된 원인도 살펴본다. 임진왜란 후 조정은 실록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묘향산, 태백산, 오대산 등의 산 깊숙이 사고를 짓게 되었던 것. 제작진은 “이번에 조선왕조실록 오대산본이 일본에서 기증의 형식으로나마 돌아온 것을 계기로 실록의 귀환 과정과 우수성 등을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