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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꼬이는 하이닉스 매각

■ MOU동의 불투명직원들 "매각되면 퇴사" 반대운동 가세 하이닉스반도체 매각은 과연 성사될 수 있을까. 하이닉스 매각 양해각서(MOU)에 동의해야 하는 시한이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지만 여전히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하이닉스 노조와 소액주주, 일부 시민단체들이 공동대응을 통해 반발의 강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하이닉스를 실질적으로 가동해 나갈 상당수 공장 직원들마저 회사를 떠나겠다고 나서는 등 사태가 자꾸 꼬이고 있다. 채권단 내부의 진통도 여전하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이 급기야 '관치'라는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직접 나서 2금융권을 설득하고 나섰지만 이들이 정부의 요구를 순순히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서로 벼랑 끝에 몰린 만큼 막판까지 물러설 수 없는 대치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한편 하이닉스 소액주주와 채권단을 포함한 주주들의 감자비율도 13.5% 수준에 달하고 무담보채권의 절반가량을 탕감하기로 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피해가 큰 이해관계 세력을 중심으로 반발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 하이닉스 매각반대 직원들도 가세 고용보장과 관련한 MOU 해석을 놓고 논란은 있으나 어찌됐든 매각이 성사되려면 하이닉스 직원들의 85%가 매각에 동의하거나 그대로 남아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천ㆍ청주ㆍ구미사업장에 근무하는 직원 4,654명 가운데 93%인 4,321명이 매각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전체 직원의 33%인 1,163명은 매각되면 아예 회사를 떠나겠다는 입장이다. 하이닉스 노조와 소액주주, 일부 시민단체들의 반발도 갈수록 강도가 더해지고 있다. 이들은 26일 결의문을 통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 총력투쟁을 전개해 굴욕적인 헐값매각을 강력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 채권단내 의견조율도 난항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을 비롯한 상당수 채권은행들은 채권단 결의를 앞두고 이번주 말까지 이사회 등을 거쳐 매각 동의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외환은행의 해외 대주주인 코메르츠조차 MOU 세부내용과 신규자금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는 등 진통이 거듭되고 있다. 게다가 이번 MOU가 통과되려면 전체 채권단 75%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은행권이 다수(65.4%)의 의결권을 갖고 있지만 15.3%의 의결권을 보유한 투신권을 비롯한 2금융권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들은 채권회수율이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데다 엄청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고객들의 반발 등을 의식해 막판까지 쉽게 동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정부ㆍ주요 채권은행 전방위 설득 나서 이근영 위원장이 직접 나서서 26일 2금융권을 설득하고 나선 것은 역으로 말하면 통과여부가 그만큼 불투명하다는 반증도 된다. 과거 현대건설 등 다른 대기업들을 처리할 때도 위원장이 직접 나선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만큼 상항이 급박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시한마저 촉박하다. 이 위원장은 이날 이덕훈 한빛은행장 등과 함께 매각의 불가피한 이유와 함께 하이닉스 잔존법인에 대한 정상화 방안 등을 제시하며 설득작업을 벌였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첨단산업인 하이닉스가 매각에 실패한 뒤 독자생존을 못하고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훨씬 더 엄청난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 채권단 잔존법인 무담보채권 50% 탕감 외환은행은 이날 채권단 설명회를 통해 하이닉스 소액주주의 채권단을 포함한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에 대해 13.5%의 감자를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잔존법인의 무담보채권에 대해 50% 채무면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마이크론의 잔존법인에 대한 투자분 2억 달러(15%)는 신주를 발행해 교부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와 함께 채권금융기관이 보유한 전환사채(CB)는 전액 주식으로 전환하기로 했으며 지난해 11월 신규지원을 거부했던 채권기관에 대해서는 주식전환 후 매각제한을 해제하기로 했다. 채권단은 아울러 하이닉스의 채무재조정을 통해 금융기관 차입금 3조920억원, 비메모리 영업부채 3,060억원, 우발채무 3,080억원 등 총 3조7,060억원의 부채를 남기기로 했다. 또 13.5대1의 감자비율에 따라 잔존법인의 자본금은 현재 하이닉스의 자본금 19조8,960억원에서 1조733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진우기자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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