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40회째를 맞는 브리티시오픈이 14일(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켄트주 샌드위치의 로열 세인트 조지스 골프장(파70ㆍ7,211야드)에서 막을 올린다. 1860년 프레스트윅 골프 클럽에서 첫발을 내디딘 브리티시오픈은 제1,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한 공백을 제외하고는 매년 7월 셋째 주에 열려 전 세계 골프팬들을 흥분시켜 왔다. 대회 초기에 유일하게 아마추어에게 출전 자격을 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디 오픈(THE OPEN)’.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의미에는 최고 권위의 메이저 대회라는 자존심이 추가됐다. 영국 내에서 ‘브리티시오픈’이라는 대회명은 통용되지 않는다. 오로지 디 오픈만 있을 뿐이다. 140회 디 오픈에서 고결한 우승 트로피, ‘클라레 저그’에 입맞출 수 있는 영광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매킬로이, US-브리티시 석권에 도전장=타이거 우즈는 없다. 그러나 브리티시오픈을 향한 팬들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로리 매킬로이(22ㆍ북아일랜드) 때문이다. 지난달 US오픈에서 2위와 8타차의 압도적인 우승으로 골프계를 발칵 뒤집은 매킬로이는 우즈의 부상 공백 속에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매킬로이가 US오픈에 이어 브리티시오픈까지 제패할 경우 11년 만에 같은 해에 두 대회 우승을 움켜쥐는 대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US-브리티시 석권은 2000년 우즈가 마지막이었다. 2007년 아마추어 신분으로 브리티시오픈에 데뷔한 매킬로이는 그해 공동 42위에 머물렀다. 그러다 지난해 공동 3위에 오르며 어깨를 편 매킬로이는 북아일랜드 출신으로는 1947년 프레드 댈리 이후 64년 만에 브리티시오픈 정상 등극을 노린다. 매킬로이와 우승을 다툴 선수로는 마르틴 카이머(독일)와 그레임 맥도웰(북아일랜드)이 꼽힌다.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보유한 두 선수는 날씨가 심술을 부리는 코스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경기 운영을 할 능력이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 11일 끝난 바클레이스 스코티시오픈에서 우승한 세계 랭킹 1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도 브리티시오픈에서 활약을 기대해볼만하다. ◇양용은, 두 번은 안 진다=매킬로이의 대기록 수립을 막아설 ‘코리안 브라더스’의 기수는 양용은(39ㆍKB금융그룹)이다. 양용은은 US오픈에서 매킬로이와 치열한 우승 다툼을 벌이다 막판에 아쉽게 3위로 밀리고 말았다. 지난 3일 끝난 한일대항전에서 대표팀의 통쾌한 설욕전을 이끈 양용은은 매킬로이에게 두 번 질 수는 없다는 마음가짐이다. ‘맏형’ 최경주(41ㆍSK텔레콤) 역시 제5의 메이저 대회로 통하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쾌거를 재현하겠다는 각오이며 재미동포 나상욱(28ㆍ타이틀리스트)ㆍ앤서니 김(26ㆍ나이키골프), 김경태(25ㆍ신한금융그룹), 배상문(25ㆍ우리투자증권), 노승열(20ㆍ타이틀리스트), 황중곤(19)까지 8명이 아시아인 최초의 브리티시오픈 정상 등극에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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