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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자신의 위치를 숨기고 은밀히 적을 공격하는 어둠 속의 사신(死神) 스나이퍼(저격수). 전장에서 적군의 스나이퍼는 분명 커다란 두려움의 대상이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스나이퍼들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졌다. 최첨단 광학기술과 음향기술을 채용, 꼭꼭 숨어있는 스나이퍼를 찾아내 아군에게 알려주는 저격수 탐지 로봇 ‘레드아울’(Red Owl)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미국 인사이트 테크놀로지사가 개발한 레드아울은 1.6km 반경 내에서 작은 소음이라도 발생하는 순간 4개의 초정밀 마이크로폰과 300배까지 확대되는 줌 카메라로 수 밀리세컨드(1,000분의 1초) 내에 스나이퍼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낸다. 총성만으로 총기의 종류를 파악해 아군과 적군을 구별할 수 있으며, 야간 투시경을 갖춘 아군만 볼 수 있는 자외선 레이저로 스나이퍼를 선별해 선제공격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위성항법장치(GPS)와 나침반, 레이저 거리측정기를 장착하고 있어 최대 915m 거리의 목표물 위치를 계산, 아군에게 정밀공중폭격을 유도할 수도 있다. 특히 아이로봇사에서 개발한 폭탄제거로봇 ‘팩봇’(PackBot)에 레드아울 시스템을 장착할 경우 원격지에서의 조종을 통해 건물 등 실내에서의 작전수행도 가능하다. 보병들을 스나이퍼의 공포에서 해방시켜줄 레드아울의 가격은 대당 15만 달러(약 1억4,000만원). 레드아울 한대로 수백, 수천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니다. 현재 10주간에 걸쳐 집중 테스트를 받고 있는 레드아울은 미 국방부의 예산 승인이 떨어지는 대로 올해 상반기 중 이라크에 실전 배치돼 위용을 떨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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