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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류 맞는 업종전환·아웃소싱 '빛'

미디어갤러리, 중랑구 창업센터 지원업체 중 유일생존 비결은<br>창업초기 멤버 돈독한 동료애도 한몫


외환위기 여진이 감돌던 1999년 서울 중랑구청 창업지원센터에는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창업한 3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었다. 13년뒤 그들중 지금까지 살아남은 업체는 CD홍보물 등 영상 및 미디어 제작 전문업체인 미디어갤러리가 유일하다.

업계에서 '생존 DNA'를 지녔다는 평가를 듣는 미디어갤러리는 지난 5월 올해 모범중소기업으로 선정돼 중소기업청장상을 수상했다. 신경주(사진ㆍ54) 미디어갤러리 대표는 "시류에 맞는 업종 전환, 끈끈한 동료애, 영업 전략 등이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 아닌 비결"이라며 "곧 창사 후 처음으로 마련되는 사옥을 통해 제 2의 창업을 시작한다는 각오로 다시 뛰겠다"고 말했다.

◇현대맨에서 실직자로, 다시 창업의 길로=신경주 대표는 원래 잘 나가는 대기업 직원이었다. 대학 졸업 후 현대그룹에 입사해 10년 이상 재직하며 제1회 '자랑스런 현대자동차인'으로 승승가도를 달렸다. 그러던중 모 방송국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직장을 옮겨 가던 중 외환위기가 터졌고, 하루아침에 실직자 신세로 전락했다.

이런 그에게 맨주먹으로 창업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IMF 당시 중랑구청에서 동사무소 통폐합으로 남은 청사를 창업지원센터로 만들어 실직자 지원에 나선 것. 신 대표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간판을 내린 동사무소의 작은 사무실 한 켠에서 창업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그는 "당시 비슷한 처지의 30여명이 함께 창업에 도전했지만 순간순간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대부분 문을 닫았다"고 회상했다.

◇기막힌 업종 전환 타이밍=신 대표도 망할 뻔 했던 경우가 몇 번 있었다. 그는 "그때마다 고객의 수요를 간파해 재빠르게 업종을 바꿔 위기를 모면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창업 초기 시작한 CD앨범 제작은 참신한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미디어시장의 트렌드 변화로 변변한 매출도 올리지 못하고 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한 고객이 "CD복사도 가능하냐"고 문의를 해왔다. 당시 IT산업 활성화로 모든 제품에 CD설명서를 끼워주기 시작하면서 수요가 팽창하던 시점이었다. 신 대표는 즉시 CD 및 DVD 사업자로 업종을 바꿨고, 회사는 기사회생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인터넷과 웹하드 발달로 CDㆍDVD 수요가 급감하면서 사면초가에 직면했다. 이에 미디어갤러리는 컨텐츠 제작 납품 노하우를 바탕으로 영상물 촬영 및 편집, 홍보영상 제작, 각종 인쇄, 소프트웨어 박스제작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제작에 뛰어들었다. 그러면서 법무부와 행정안전부의 시험안내방송도 몇년간 꾸준히 납품하게 됐다. 최근엔 한류 바람에 편승해 국내 TV드라마를 외국에 수출하는 컨버팅 서비스도 시작했다.



◇가족같은 종업원ㆍ독특한 영업전략= 미디어갤러리의 직원 대우는 업계에서 정평이 나 있다. 급여는 월 평균 500만원 안팎으로 동종업계 최고 수준이다. 급여 뿐만 아니라 퇴직금, 각종 격려금, 인센티브 등 복리 후생도 대기업 못지 않다고 신 대표는 자신한다.

그는 "항상 뭔가 있으면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싶은 마음"이라며 "소기업이지만 최고의 대우를 해줘야 그에 맞는 성과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그런지 10여명의 직원들 대부분은 창업 초기 직원들로 10여년간 한 명의 이탈자도 없이 신 대표와 생사고락을 함께 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이직률이 높은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독특한 영업전략도 눈에 띈다. 신 대표의 영업전략 핵심은 아웃소싱이다. 미디어갤러리가 제조업체지만 기계가 하나도 없는 이유다.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전문적인 인력을 확보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물건을 적재적소에 저렴하고 정확하게 납품할 수 있는 미디어갤러리만의 노하우인 셈이다.

신 대표는 "영상물을 제작한다면 영상촬영 감독에서부터 수십명의 스텝과 인력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핵심적인 일은 우리가 맡고, 나머지는 협력업체를 통해 아웃소싱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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