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5일(현지시간) 금리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연방기금 금리를 다시 동결하면서 향후 금리정책의 행보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FRB가 현 금리 수준을 당분간 유지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지만 내년 이후의 전망에 대해서는 ‘인하’와 ‘인상’ 양 극단으로 나뉘는 모습이다. 특히 FRB가 ‘인플레이션 압력 약화와 경제둔화’를 언급하며 금리동결을 결정했지만 ‘인플레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밝혀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연말까지는 금리동결이 대세=단기적으로 금리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날 FRB의 3번 연속 금리동결이 연말까지 추세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월가에서 FRB와 직접 거래를 하는 17개 프라이머리 딜러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연내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은 한 명뿐이었으며 나머지 16명은 모두 동결 쪽에 무게중심을 뒀다. 시장도 연내 금리동결 예상에 동조하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전일보다 0.052%포인트 떨어진 4.773%로 장을 마쳤고 달러화도 엔화와 유로화에 대해 약세를 보였다. ◇내년에 금리인하 가능성 높아=전문가들은 향후 금리 전망에 대해 ‘인하’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로이터통신 설문에서 17명 중 11명이 ‘FRB의 다음 행보는 금리인하’ 쪽에 찬성표를 던졌다. 인하를 예상하는 쪽은 FRB의 ‘주택시장 냉각과 경기 성장 둔화’에 대한 FOMC의 발언에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주택시장이 급격히 냉각되고 있고 여기에 경기 ‘경착륙’ 가능성까지 겹치면서 이제는 ‘인플레’보다는 ‘디플레이션’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 전미부동산중개사협회는 25일(현지시간) 지난 9월 중 매매된 기존 단독주택의 중간 가격이 21만9,8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하락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하락폭은 69년 이후 가장 큰 것이다. 기존 주택판매 건수도 1.9% 줄어든 618만채(연율 기준)에 머물러 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는 또 2년8개월 내 가장 부진한 실적이다. 경기 전망도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마켓워치와 블룸버그는 3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예상치를 직전 분기보다 0.6%포인트 낮은 2.0%로 잡았고 국제통화기금(IMF)의 라구람 라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내년 성장률을 2.9%에서 2.7~2.8%로 하향 조정했다. FTN파이낸셜의 빈세트 보베르스키 전략가는 “주택시장이 여전히 둔화세를 보이고 있고 경제가 직면한 역풍이 있기 때문에 FRB의 다음 조치가 ‘인상’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강조했다. 푸트남 인베스트먼트의 데이비드 켈리 자문역도 “FRB의 결정은 내년 어느 시점에서 금리인하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플레 우려 남아 인상 가능성도 여전=하지만 FRB가 내년에 다시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FOMC의 “인플레의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발언과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상승세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에너지와 식ㆍ음료를 제외한 9월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9%나 성장했다. 유가가 안정세를 찾아가고는 있지만 여전히 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면치 못하던 경기선행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도 내년에 인플레 가능성이 있다는 ‘인상’파의 논거로 작용한다. 모건스탠리와 베어스턴스는 “정책발표문은 여전히 긴축기조를 내용에 담고 있으며 따라서 FRB의 다음 행보는 금리인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고 RBS 그리니치의 스티븐 스탠리 전략가도 “FRB의 성명은 내년 초 금리인하 주장이 왜 틀렸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수개월 후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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