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은 인간에게만 있는 게 아니다. 모든 생명의 중심엔 어머니가 있다. 야생 세계에도 예외는 아니다. 인간과 다를 바 없이, 그들도 생명을 주고 위험을 막아주고 살아남는 법을 가르쳐주며 종국엔 자신의 생명까지 바친다. KBS1 환경스페셜이 1일 오후 10시 방송하는 ‘야생의 모정: 4가지 풍경’에선 대자연 속에 펼쳐지는 모정(母情)의 모습이 펼쳐진다. 네 종의 야생 생물을 통해 세월이 흘러도 영원히 변하지 않는 어머니의 모습을 반추한다. 프로그램이 첫번째로 보여주는 동물은 붉은배새매. 비바람이 불면 온 힘을 다해 어미는 새끼들을 날개로 감싼다. 잠시 바람이 잠잠해지면 나뭇잎을 꺾어 새끼들을 덮어준다. 그러나 약육강식의 법칙은 냉정하다. 붉은배새매 새끼들은 호시탐탐 다른 동물들의 표적이 된다. 어미는 자신의 몸을 바쳐 새끼들을 지켜낸다. 야생 여우는 새끼들에게 강자로 살아남기 위한 훈련을 시킨다. 사냥을 위해 점프력을 키우고 먹잇감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시킨다. 낭떠러지에서 밀어내 기어오르게 할 것처럼 냉정한 어미지만, 새끼여우를 노리는 독수리 앞에서는 새끼를 지켜내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물고기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른 봄, 바다에서 뭍으로 물길을 따라 올라오는 가시고기. 어미 가시고기는 새끼를 위해 집을 짓기 시작하면서부터 다 태어날 때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자식들을 돌본다. 새끼들을 모두 부화시키고 나면 어머니는 기력을 다해 장엄하게 생을 마감한다. 그 육신은 새끼들의 이유식이 된다. 수중에서 펼쳐지는 희생의 자식사랑 그 자체다. 동물들의 모성본능은 야생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둥지를 짓기 위해 호숫가 절벽에 굴을 판다는 청호반새. 그러나 도심 속에서는 산 중턱의 남자 화장실에까지 집을 짓는다. 큰유리새는 사람의 눈 바로 앞에 둥지를 틀고, 황조롱이는 도심가 고층빌딩 간판에서 새끼를 키운다. 야생과 비교도 하기 힘든 위험한 환경에서도 변함없이 이어지는 애틋한 모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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