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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 바꿔 또 유사사업… 효율 무시한 중기청

8월부터 성과보상기금사업 중진공서 시행

외면 받았던 희망엔지니어적금과 판박이

담당 과만 달라 중복 부실행정 우려 높아


중소기업청 내 서로 다른 과에서 사실상 똑같은 중소기업 핵심인력 장기재직 유도사업을 하고 있어 방만한 부실행정 아니냐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기존 유사사업이 실적이 크게 저조한 실패작임에도 보완ㆍ수정 혹은 폐지작업 없이 다른 부서에서 또다시 신규 사업을 벌여 내부 정리조차 되지 않은 비효율의 극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18일 중기청에 따르면 사업 위탁은 받은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이달부터 중소기업 핵심인력이 5년 이상 장기 재직했을 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성과보상기금사업(내일채움공제사업)을 개시한다. 중기청이 입안한 이 사업은 기업과 근로자가 5년간 매달 일정금액을 공동으로 적립하고 만기까지 재직하면 공동적립금을 지급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지원사업은 그러나 이미 시행 중인 '희망엔지니어적금'과 거의 똑같다. 희망엔지니어적금은 5년 이상 장기근로를 조건으로 근로자와 회사가 반씩 적립하면 만기시 기술인력이 본인 원리금은 물론 기업 원리금까지 전액 받게 된다.

문제는 희망엔지니어적금이 현실과 괴리된 탁상행정의 결과물로 불릴 정도로 실패했다는 점이다. 적금을 출시한 하나은행에서는 4~5%로 최고수준의 금리를 제공했으나, 지난달 2기 모집을 마친 희망엔지니어적금 가입자는 819명에 불과했다. 1기 1,134명을 합쳐도 2,000명이 되지 않는다.

1기 가입목표 5,000명의 절반도 미치지 못했다. 국내 중소기업 근로자 수에 비하면 거의 없는 수치다 다름없다. 중소기업 근로자수는 1,300만명(2012년 기준)으로 전체 근로자의 88%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희망엔지니어적금이 외면을 받은 것은 기업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가 주는 우대가점 메리트보다 근로자 납입금액과 같은 돈을 매칭해야 하는 비용이 더 많다는 얘기다. 주거래은행을 하나은행으로 설정하지 않으면 예금 금리도 떨어진다. 하나은행 역시 팔수록 역마진이 나는 이 상품 판촉에 소극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감안, 성과보상기금사업은 가입 기업에 25%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불입금을 회계상 기업손비로 처리할 수 있게 해줘 인센티브를 늘렸다. 결국 민간은행 대신 정부기관을 통해 추진하는 동시에 세제 지원을 늘려 재탕 사업을 하는 셈이다.

중기청이 기존 희망엔지니어적금을 폐지하지 않고 같은 중기청내 다른 과에서 별도로 성과보상기금사업을 시작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중소업계는 중기청의 방만한 행정을 주된 이유로 보고 있다.

실제로 성과보상기금사업은 인력양성 분야여서 중기청 경영판로국 인력개발과-중진공에서 맡고 있다. 이에 비해 희망엔지니어적금은 산업부의 전신인 지식경제부 시절 시작했기 때문에 중견기업정책국 기업혁신지원과-산업기술진흥원(KIAT)이 담당하고 있다. 중견기업정책국이 이관돼 왔지만 중기청 조직에 맞게 흡수되지 못해 중복 사업 문제가 나타난 것이다. 결국 폐지하거나 보완하는 작업 없이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넘어오면서 사실상 같은 사업을 서로 다른 국ㆍ기관에서 하는 꼴이 돼버린 셈이다.

오히려 중진공을 통해 사업이 이뤄지면서 중견기업들의 참여 기회만 박탈될 전망이다. 희망엔지니어적금은 매출 1조원 미만의 중견ㆍ중소기업이 대상인 반면 성과보상기금 대상기업은 매출 1,500억원 이하 중소기업이다. 이에대해 나성화 중기청 기업혁신지원과장은 "두 사업간 연계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중기청은 이미 실패한 정책을 재추진 함에도 뚜렷한 목표도 갖고 있지 않는 허술함을 보이고 있다. 이현조 중기청 인력개발과장은 "최저 5년간 2,000만원을 수령하게 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지만 목표 인원은 별도로 없고 가급적 많이 참여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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