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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내 마음의 비밀

9세 소년 눈에 비친 세상 풍경어린아이는 궁금증이 많다. 온통 의문투성이인 주변것들을 보면서 "이것은 뭐예요?""왜 그래요?"물어가면서 세상에 눈을 떠간다. 출판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운 '해리 포터'시리즈가 소년의 눈을 빌어 현대 사회가 갖지 못한 마법의 환타지로 여행을 떠나게 했다면 스페인영화 '내마음의 비밀'(Secrets of the heart)은 아홉살 하비의 시선과 마음을 타고 우리가 잊고 있던 순수와 이해의 여정을 거닐게 한다. 하비에게 세상은 모르는 것 투성이다. 늘 비어있는 뒷집의 지하실도 궁금하고, 결혼 안 한 이모들이 술을 마시는 이유도 알 수 없다. 방과후 춤을 가르쳐주는 아줌마는 왜 몸이 아픈지, 친구의 누나만 보면 왜 가슴이 설레는 지, 그리고 엄마가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 방엔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 말이다. 이 영화는 '금지된 장난', '개같은 내인생', '마르셀의 여름', '레올로'등 성장을 모티브로 다룬 영화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이나 빈곤과 같은 사회의 어두운 면을 동심을 빌어 역설했던 앞의 작품들과는 달리 이 영화는 성이나 가족관계의 특정부분을 건드렸다. 거미가 거미줄을 치는 자연적 현상에서 이모를 통해 만나는 금지된 사랑, 아버지를 통해 깨닫는 삶과 죽음의 성찰, 엄마와 삼촌의 관계를 이해하며 얻게 되는 관계에 대한 여유로운 시선까지 하비의 성장은 차곡차곡 폭을 넓혀간다. 하비(안도니 에르부루)는 온 세상이 궁금하다. 몇살 위인 형 후안(알바로 나고레)과 함께 엄마(실비아 문트), 삼촌(카르멜로 고메스), 할아버지(요안 바예스)를 떠나 도시에 사는 마리아(차로 로페스), 로사(비키 페냐) 이모집에서 학교에 다닌다. 하비가 징검다리도 무서워서 건너지 못하는 내성적인 성격인데 반해 형 후안은 활달하고 조숙하다. 부활절 휴가를 보내기 위해 엄마와 삼촌, 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시골집으로 돌아온 하비는 늘 문이 잠겨 있는 비밀스런 방에 당장 궁금증을 드러낸다. 엄마가 그 방의 출입을 엄격히 금하고 있는데다, 형이 '그 방에 있는 의자에 앉으면 돌아가신 아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고 일러주었기 때문이다. 시골집에 있는 할아버지는 어두운 방에서 나온적이 한번도 없다. 심지어 일요일교회에도 가지 않는 가 하면 늘 엄마와 삼촌을 노려보는데, 그 이유는 뭘까. "나는 매일 바지를 입는데, 여자애들은 치마를 입는다. 어쩌다 치마속에 뭐가있나 궁금해 들추기라도 하면 난리가 나는 이유는 뭐지?" 이모집 인근에는 유령의 신음소리가 울린다는 외딴집이 있고, 그 집 현관앞에놓인 조각상 밑에는 무엇이 숨겨져 있는 걸까. 지하실에서 울린다는 신음소리를 들어보기 위해 친구와 몰래 그집을 찾았다가 느닷없이 나타난 정체모를 사람이 큰 이모의 애인임을 알고는 깜짝 놀라기도 한다. 스페인의 대표 감독인 몽소 아르멘다리스가 직접 각본을 쓰고 감독을 맡은 작품. 지난 97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블루엔젤상을 받았고, 이듬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후보로 노미네이트됐다. 1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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