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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1월 11일] '국세청장 잔혹사' 막 내리나

그동안 국세청은 세금을 거두는 기관의 수장인 만큼 모진 정치적 풍파를 겪어왔다. '국세청장 잔혹사'라고 불릴 만큼 역대 청장들이 줄줄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 받거나 불명예 퇴진한 점이 이를 잘 말해준다. 그래서 국세청은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개혁의 우선 순위로 꼽혀왔다. 하지만 항상 시늉만 하는 식이어서 국민의 반응은 냉담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진짜로' 국세청이 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린다. 바로 학자 출신인 '백용호식(式) 개혁'의 바람이다. 지난해 7월 백용호 18대 국세청장이 취임한 후 6개월은 파격의 연속이었다. 본청 핵심국장 3개 직위를 외부에 개방하는 깜짝 조직개편이 이뤄지고 납세자 권리보호 요청체 등으로 납세자 권익보호가 강화됐다. 외부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국세행정위원회도 도입돼 세정운영의 투명성이 높아졌다. 이전 국세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실험적 혁신들이다. 특히 인사 혁신은 백용호 개혁의 백미로 평가된다. 인사위원회를 설치해 청장의 제왕적 인사권에 제동을 걸었고 권한도 지방청장에 대폭 위임했다. 또 관행시됐던 인사청탁을 봉쇄하겠다며 실제 청탁자 7명을 승진에서 제외한 반면 능력 있는 젊은 피를 발탁했다. 얼마 전 초임 세무서장 인사에는 연고지에서 근무하지 못하게 하는 향피제까지 적용했다. 이런 덕분인지 지난해 말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국세청은 내부 청렴도에서 39개 중앙부처 중 1위, 종합 평가에서는 3위를 차지했다.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인사만족도 설문에서는 최상위 평점까지 받았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인사철만 되면 각종 괴소문이 들끓었지만 이번 인사 때는 별 잡음이 들리지 않았다"며 "놀라운 변화"라고 전했다. 국세청 안팎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백 청장과 직원 간의 신뢰가 형성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국세청의 다른 관계자는 "백 청장 취임 당시 외부 입성에 대한 경계의 눈초리가 강했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이제 대다수의 직원들이 백 청장의 진정성을 믿고 따르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백 청장의 개혁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개혁 1순위에서 개혁의 아이콘으로 변모한 국세청. 이번에야말로 '국세청장 잔혹사'시리즈에 종지부 찍을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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