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의 채무상환 유예 결정으로 팬택은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남아 있다.
우선 채권단이 이통사의 유예 결정을 받아들여 팬택 경영정상화 방안을 다시 의결해야 한다. 아울러 워크아웃이 다시 재개된 이후 팬택이 어떤 자구 노력을 펼치느냐도 키 포인트다.
우선 이통사의 채무유예로 팬택은 오는 25일 만기가 돌아오는 협력업체에 대한 채무 200억원 어치를 가까스로 막을 수 있게 됐다.
팬택 관계자는 "이통사의 채권 회수 유예로 휴대폰 판매 수익을 이통사가 아닌 협력업체에 지급할 수 있게 됐다"며 "일단 파산은 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500여 곳에 달하는 협력업체들도 상거래 채권 대금의 일부를 제때 지급 받으면서 연쇄 부도는 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채무유예만으로 팬택의 경영정상화가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팬택 회생을 위한 핵심 조치인 '최소물량 보장'이 거부됐기 때문이다. 이통 업계 관계자는 "팬택 휴대폰을 매달 15만 대씩 사달라는 물량 보장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라고 말했다.
단 이통사들은 70만대에 달하는 팬택 휴대폰 재고 물량을 대리점과 판매점을 통해 적극 판매하는 방식으로 팬택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통 업계 다른 관계자는 "최근 한달 간 팬택 휴대폰의 판매 물량이 다소 증가했다"며 "이통사들이 '최소물량 보장' 대신 베가아이언 등 휴대폰에 대한 마케팅 강화라는 우회적인 수단으로 팬택을 돕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통사의 이번 결정으로 이제 공은 채권단으로 넘어가게 됐다. 이통사의 출자전환을 전제로 한 채권단의 '팬택 경영정상화' 방안과 워크아웃 절차는 지난 14일로 폐기된 상태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이통사의 채무유예 결정을 전제로 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재의결해야 한다는 얘기다.
채권단 관계자는 "이통사가 결의 내용을 통보해오면 (재의결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며 "이르면 25일 회의를 열 예정이다"고 말했다. 단 워크아웃이 재 의결 된다 해도 기존 정상화 방안에 담긴 채무유예나 이자감면 외에 신규 자금 투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팬택 휴대폰 판매량이 향후 운명을 결정 짓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능현 기자 nhkimchn@sed.co.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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