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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 줄여 고용창출 노사문화의 틀 근본개혁"
입력2004-06-17 16:35:13
수정
2004.06.17 16:35:13
■사회경제협의회(SER)의 파세박사 인터뷰
“네덜란드는 바세나르 협약 체결을 계기로 역사상 가장 어둡고 힘들었던 시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네덜란드 사회경제협의회(SER)의 파세 박사(사진)는 바세나르 협약 당시를 회고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SER 이사회의 수석 멤버로 정부의 정책 수립에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
파세 박사는 “당시 네덜란드는 장기 불황상태가 지속되면서 실업률은 높았고, 임금수준은 낮아 노사간 불신이 극에 달했던 최악의 상태였다”며 “파격적인 협약 내용은 노ㆍ사 모두가 놀랄만한 것이었지만 곧 공감대를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당시의 협약은 물가인상에 연동된 임금인상을 억제하는 동시에 노동시간을 5% 줄여 신규 노동수요를 창출하는 등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개혁안이었다. 하지만 노사는 이것이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믿음을 갖고 흔쾌히 동의했다.
그는 “바세나르 협약의 가장 큰 의의는 ‘노사문화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꾼 것”이라며 “협약 이후에는 노사간 협상을 통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서로 믿고 책임을 진다는 합의를 도출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년간 유럽 대륙 전체가 심각한 경제침체로 고전하자 굳건했던 네덜란드의 노사 관계도 흔들리고 있다. 파세 박사는 “독일 등 다른 유럽국가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현재 정부는 유럽연합(EU)이 건전재정의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재정적자 GDP 3% 이내 억제’요건을 맞추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지난 18년간 노사정 3자가 쌓아온 신뢰에 금이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재 노사정은 정년퇴직 연령을 축소하는 등 노동 및 복지 정책에 있어서 몇 가지 중요한 사안을 놓고 논쟁을 벌이고 있다. 그는 “노사간 협상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일수록 SER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며 “과거에도 사회적 협의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한 사례가 있듯이 이번에도 위기 극복을 위해 양보하고 협력하는 전통이 살아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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