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금융계열사들이 일제히 원가절감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생명과 카드 등 주력 금융계열사의 순이익이 줄줄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고 있는데다 올 하반기 경영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선제적으로 미시적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다.
더욱이 유럽발 경제위기 등으로 삼성 전자계열사의 실적이 2ㆍ4분기를 기점으로 하락 반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돼 비상경영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금융계열사의 원가절감 노력이 삼성그룹 내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일 삼성그룹과 각 계열사에 따르면 삼성카드와 삼성생명ㆍ삼성화재 등은 최근 대대적인 원가절감 캠페인에 들어갔다.
우선 삼성카드의 경우 경영지원본부 내 원가혁신팀을 지난 7월부터 신설해 원가 줄이기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업무진행을 위한 비용절감부터 사소한 사무실 비품 비용절감 등 광범위한 원가절감 대책을 내놓기 위한 작업이다.
삼성카드의 한 관계자는 "일시적인 원가절감이 아닌 근본적이고 체질적인 원가절감 방안 마련을 위해 원가혁신팀을 운영하고 있다"며 "원가혁신팀이 상시조직으로 자리잡은 만큼 다양한 방안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의 경우 최근 사내에 비용 20% 절감을 위한 지시를 내렸다. 박근희 사장이 전사에 전달한 이 같은 지시는 하반기 경영실적 개선과 삼성생명의 체질개선을 위한 긴급처방으로 해석된다.
삼성생명의 한 관계자는 "사내에 비용 20% 절감 지시를 내리면서 임직원 사이에도 경영실적 개선에 대한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팀별로 비용절감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일부 팀의 경우 이미 시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박 사장의 조치는 삼성생명의 1ㆍ4분기(2012년 4~6월) 순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9.76% 감소한 2,421억원에 그친데다 2ㆍ4분기 실적마저 전년동기 대비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감 때문이다.
삼성화재도 사무실용품절약운동과 에너지 사용 줄이기 등 기본적인 원가절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이 같은 금융3사발 원가절감 기류가 그룹 계열사 전반으로 확대될지 여부다. 삼성 계열사 자체적으로 시행한 방침이지만 유럽발 경제위기 확산에 대한 우려감으로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 계열사들이 동참할 경우 사실상 삼성 전체의 원가절감 캠페인으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주력상품의 시장환경이 다른 만큼 미래전략실 차원에서 원가절감을 지시하지는 않는다"며 "전자계열사의 원가절감 동참도 전적으로 계열사 차원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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