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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자금 기부는 보험?

기업인, 실세·관련 상임위 의원에 많이 내

지난해 기업인들이 정치인들에게 개인자격으로 상당액의 정치자금을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상당 부분은 정치권 실세이거나 관련 상임위 의원들을 중심으로 전달돼 ‘보험’성격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2005년 정치자금 기부 현황을 보면 주요 기업 임원들이 120만원 이상의 고액 후원금을 적잖이 냈다. 지난 2004년 정치자금법이 개정돼 기업명으로는 정치자금 기부가 불가능하다. 지난해 수백억원대의 비자금 조성으로 물의를 일으킨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은 지난해 5명의 의원에게 총 1,400만원의 후원금을 냈다. 이중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에게는 300만원이, 나머지 네 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에게는 각각 200만원이 전달됐다. 박 전 회장은 집행유예형을 받았다. 유병택 두산그룹 비상경영위원장도 무소속 정진석 의원에게 400만원을 기부했다. 김동진 현대차 총괄부회장은 한명숙 당시 열린우리당 최고위원 의원에게 300만원, 경청호 현대백화점그룹 사장은 열린우리당 의원 5명에게 총 1,700만원을 줬다. 허태학 삼성석유화학 대표는 여야 의원 3명에게 700만원의 후원금을 냈고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과 이용순 삼성정밀화학 대표, 이강복 CJ 부사장도 개인 이름으로 후원금을 전달했다. 구자준 LG화재 대표는 정무위 소속의 오제세 열린우리당 의원, 재경위 소속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에게 모두 600만원을 전달했고 정병철 LG CNS 대표는 과기정위 소속 김희정 한나라당 의원에게 200만원을 냈다. 이종희 대한항공 총괄사장은 5명의 의원 등에게 1,200만원, 한상범 부사장은 정장선 당시 제4정조위원장 등 6명에게 1,500만원, 염시종 전무는 1,000만원, 서상묵 전무는 200만원을 기부했다. 한화그룹 인사 중에서는 이순종 한화 부회장, 이신효 여천NCC 부사장, 최금암ㆍ권찬열 한화 상무, 이옥성 한화증권 상무 등의 이름이 있었다. 남승우 풀무원 대표는 김진표ㆍ원혜영ㆍ이석현ㆍ장영달 등 열린우리당 의원 네 명에게 합쳐 1,700만원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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