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한국형 헤지펀드인 'KB K-Alpha 전문사모투자신탁 C-S 클래스(이하 KB K알파)'가 지난 1월 중순 청산됐다. 지난해 11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이지스롱숏 펀드' 청산 이후 두 번째다.
지난해 1월 13일 설정된 이 K알파 펀드는 KB운용 자금 100억원과 계열사 자금 100억원, 프라임브로커인 삼성증권의 시드머니 100억원 등 총 300억원 규모로 설정됐으나 운용 도중 삼성증권이 50억원을 회수하면서 250억원 규모로 운용돼왔다.
이 펀드는 설정 후 두 달간 플러스 수익을 유지했으나 이후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최근까지 -1%대의 성적을 이어왔다. 비록 마이너스 수익이지만 다른 펀드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선방하던 펀드였기에 갑작스러운 청산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KB운용 측은 "당초 1년 정도 운용한 뒤 법인이나 개인에게도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성과가 좋지 않아 청산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 운용본부를 책임지던 임원이 사의를 표명한 것도 펀드 청산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KB운용 관계자는 "대체 인력을 충원하기 전까지 기존 펀드를 가져가거나 새 펀드를 출시하는 것보다는 청산이 나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KB운용 헤지펀드 운용본부의 펀드 운용 업무는 당분간 잠정 휴업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형 헤지펀드 1라운드에 참여했던 대형 자산운용사의 일부 펀드가 청산된 가운데 진입요건 완화로 중소형 운용사들은 잇따라 헤지펀드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하이자산운용이 지난해 12월 28일 1호 헤지펀드 '힘센'을 설정하며 2라운드에 등판했고 트러스톤ㆍ마이다스ㆍ코스모자산운용 등이 연내 진출을 목표로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현재 1조원 수준인 한국형 헤지펀드 설정액이 연내 최대 3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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