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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부동자금 잡기 제로섬 게임] 증권, 예탁금만 18조… 연 6~8%대 수익률 ELS·ELB로 고객몰이


한 남성고객이 증권사 창구를 통해 금융투자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예금금리가 떨어지면서 은행권에서 이탈하는 고객을 잡기 위해 시중금리 초과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을 적극 판매하고 있다. /사진제공=미래에셋증권

고객 잡기 싸움에서 은행과 보험사에 밀리던 증권사들이 저금리를 무기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들은 실질금리가 1%까지 밀리자 추가 수익에 목말라 하던 투자자들에게 상대적 고수익 상품을 제시하며 은행과 보험업권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101조8,160억원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말 대비 23% 이상 늘어난 수치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MMF로 몰린 것이다. 증시 진입을 기다리는 투자자예탁금도 17개월 만에 18조원을 넘어섰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이나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투자자들이 맡겨놓은 돈이다.

증시 주변에 자금이 몰리자 증권사들은 이들 자금을 묶어두기 위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은행 예금의 안정성과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가미한 상품들을 앞세우며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실제 대표적인 중위험 상품인 ELS의 경우 발행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발행액을 기록한 ELS는 올해 1월 전년 대비 51% 증가한 7조원이 발행됐다. DLS도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1조5,000억원이 발행됐다.

최근 원금손실구간(녹인배리어)을 낮게 설정하거나 조기상환 가능성을 높여 안정성을 부각시킨 ELS도 연이어 출시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원금이 보장되며 연 7~8%(2년 만기)의 기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롱쇼트 파생결합사채(ELB)를 선보여 올 들어서만 3,200억원을 판매했다. 이 상품 중 올해 초 만기 상환된 상품은 연 17%라는 높은 수익을 나타냈다.

정길원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2월 시작과 동시에 은행의 예금금리, 보험사의 공시이율이 급격히 하락했다"면서 "반면 증권사 ELS의 만기 상환 수익률은 6.07%(1월 상환 지수형 평균·공모·원금비보장형)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아무리 노력해도 은행과 보험업은 금리에 연동하는 상품을 공급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어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요구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없다"며 "제로섬 게임으로 변모하고 있는 금융산업의 경쟁구도에서 증권사들이 유리한 위치에 섰다"고 덧붙였다.



특판 환매조건부채권(RP) 상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 대신증권은 최근 고수익 특판RP상품을 판매한 결과 두 달여 만에 3,6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이 상품은 타사 또는 타 업권에서 자산을 이동해온 고객 등에게 연 3.7~4.0%의 금리를 제공하는 3개월 만기 상품이다. 최광철 대신증권 상품기획부장은 "저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정기예금 금리 플러스알파를 원하는 고객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면서 "이런 트렌드가 반영되면서 이번 RP 특판도 인기리에 판매가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특판 RP 인기에 힘입어 최근 타 금융기관에서 자산을 이동해온 고객을 대상으로 우대수익률을 적용한 통화안정증권을 한시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KDB대우증권도 올해 3.0%의 수익률을 제시한 RP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100억원이 판매되며 올해 첫 완판을 달성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저금리에 따른 금융투자 시장에 대한 관심을 일시적이 아닌 투자 시장 패러다임의 변화로까지 해석하고 있다. 저금리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배당수익이 예금금리를 앞서는 시대가 조만간 현실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상진 신영자산운용 대표는 "현재 배당수익률은 1% 초반대에 머물고 있지만 정부의 강력한 배당 정책과 투자자들의 배당 요구가 더욱 확대되면서 기업 배당성향 또한 점차 개선될 것"이라며 "조만간 배당수익률이 예금금리를 추월하고 저금리·저성장 상황에서 배당주펀드는 안정적인 수익을 주는 상품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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