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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7월6일] <1440> 칼라시니코프

1947년 7월6일, 소련 중부 이?스크 병기공장. 총기설계자 미하일 칼라시니코프(당시 27세)가 조립라인을 막 빠져나온 신형소총 한 정을 집어들었다.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소총이라는 AK-47의 첫 생산 순간이다. 생산 개시 62년이 지나도록 AK-47는 현역이다. 아프리카 소년병과 중동 테러리스트의 손에는 어김없이 이 총이 들려져 있다. 본가인 러시아도 마찬가지. 개량ㆍ발전형이라는 점만 다를 뿐이다. 장수 비결은 견고성과 신뢰성. 베트남전에서 늪 속에 파묻혀 녹슨 채 발견된 AK-47이 이상 없이 작동했다는 일화까지 전해진다. 유지 보수가 쉽고 가격까지 쌌으니 세계로 퍼져나가는 것은 당연지사. 전세계의 개인화기 5억정 가운데 1억정이 AK 시리즈다. 쌍벽을 이루던 미국제 M-16시리즈의 누계생산량(800만정)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량이 아닐 수 없다. 초대박 상품으로 구소련과 러시아는 돈을 벌었을까. 그렇지 않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구소련은 ‘혁명의 수출’을 위해 이 총을 생산가격 이하로 전세계에 뿌렸다. 이?스크 병기공장도 1999년에야 특허등록 절차를 밟았다. 러시아는 불법복제되는 AK-47 시리즈로 연간 2조원을 손해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어디에서 불법복제품이 나올까. 일각에서는 구조가 간단해 시골 대장간에서도 제작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어림도 없는 얘기다. 구소련도 프레스 기술이 없어 1950년대 중반에서야 대량생산이 가능했다. 불법복제는 구소련이 생산설비를 제공했던 국가들에서 쏟아져나온다. 자업자득이다. AK-47은 10~30달러에도 거래될 만큼 차고 넘친다. AK로 값싸게 죽어나가는 인명이 연간 25만명. AK 시리즈의 영업권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지구촌의 테러가 보다 적어질 수 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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