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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고<Think Small>/서상록 중소기업연구원(로터리)
입력1997-02-04 00:00:00
수정
1997.02.04 00:00:00
서상록 기자
불교경제학이란 개념을 정립한 학자가 있다. 영국의 경제사상가 E F 슈마허다.그는 성장지상주의에 빠져 있는 오늘날의 세계 경제가 자원 다소비 및 대량생산·대량소비를 유발해 재생 불가능한 자연에 대해 무자비한 폭력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절도있는 경제생활을 해줄 것을 인류에 간곡하게 당부하고 있는 겸허한 사상가다.
그는 「간소」와 「비폭력」이 경제학의 기조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올바른 생활, 즉 정명에 바탕을 두는 경제학을 내세우고 있다.
슘페터와 케인즈 같은 걸출한 경제학자에게서 배운 슈마허가 50년대 중반부터 이러한 사상을 전개한 것을 보면 대단한 선각자였던 것으로 짐작된다.
그는 지난 73년에 「작은 것이 아름답다(Small is Beautiful)」는 책을 출판하여 이 말을 유행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은 이제 세계적으로 통하는 산업사회의 표어다.
이 유행어가 단적으로 보여주듯이 후기 산업사회의 변화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의 하나가 「대」에서 「소」로의 패러다임 전환이다. 이른바 비대량화라고 번역할 수 있는 디매시피케이션(demassification) 현상이 산업 각 부문에 번지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산업구조가 중후장대에서 경박단소로 바뀌고 있는 것은 이미 해묵은 이야기이고, 대규모의 경제는 소규모의 네트워크경제로 바뀌고 있으며 대량생산방식은 감량생산(Lean production)방식이나 세포생산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경영전반에 있어서도 일본 교(경)세라의 「아메바경영」이란 세포식 경영개념이 등장하고 있으며 대회사는 회사를 쪼개는 분사화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에서 「소」로의 패러다임 전환 중 가장 큰 증후군은 다운사이징에서 나타난 고용삭감이 아닌가 한다.
지난해 샐러리맨 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안겨준 명예퇴직의 삭풍은 아마 올해에는 더욱 거세어질 것이다. 명예퇴직자가 계속 늘어간다면 사회에는 실업자가 늘어만 갈 것인가.?
미국의 예는 이 물음에 대한 하나의 타산지석이 될 것이다. 미국은 80년대의 고용삭감 과정에서 대기업이 약 4백만명의 고용을 삭감했다. 그러나 이 기간중 미국 전체로는 2천만명의 고용증가가 있었으며 매년 1백30만개의 소규모기업이 생겨났다. 대기업에서 쫓겨난 사람들이 중소기업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자영업으로 독립했다는 이야기다.
미국에서 대기업의 고용삭감을 선도한 CEO중 한 사람이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GE의 잭 웰치다. 그가 밝힌 경영의 요체는 「Think Small」(소사고)이다.
우리나라에도 지금 Think Small의 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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