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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일만에 1900선 회복했지만…] 업황 호전 반도체 외 눈길 가는곳 없다

대형주 반등 불구 실적 부담은 여전

추세적 상승 힘들어

SK하이닉스 등으로 투자 관심범위 좁혀야



삼성전자(005930)의 지난해 4·4분기 실적 반등과 국제유가 하락세 진정, 미국 연방공개시장회의(FOMC) 회의록 공개 등 모처럼 불어온 대내외 훈풍에 힘입어 코스피가 3거래일 만에 1,900선을 회복했다. 연초 실적에 대한 부담으로 우울한 날을 보내고 있는 대형주들도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삼성전자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은 그동안 실적에 대한 부담으로 과도하게 짓눌려 있던 코스피의 분위기를 다소 누그러뜨려 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전체적인 대형주들의 실적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며 SK하이닉스(000660) 등 실적개선이 확실한 종목 위주로 투자 범위를 좁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날 대비 1.11%(20.82포인트) 상승한 1,904.65포인트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3거래일 만에 사자로 돌아서며 1,937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842억원, 개인은 1,376억원을 내다 팔았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가 전날 대비 0.54% 오른 131만4,000원에 장을 마쳤으며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으로 5.38%나 급등했다. 현대차(005380)(4.71%)도 크게 올랐다. 그동안 크게 하락했던 신한지주(5.18%), KB금융(4.57%) 등 금융주들도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코스피와 대형주들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추세적 상승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4·4분기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걷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여러 가지 호재가 겹치면서 지수가 올랐지만 실적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며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도 크지 않았기 때문에 추세적으로 상황이 달라진 것은 아니라고 판단되며 당분간은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실적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그동안 실적이 계속해서 하향 조정되는 등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치가 워낙 낮은 상황에서 시장 대표주가 시작을 잘해줬기 때문에 시장 전망치에 대한 불신이 진정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삼성전자를 통해 반도체 업황이 좋다는 것을 실제 눈으로 확인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전체적인 시장 전망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실적이 좋게 나왔지만 실제 주가는 0.54% 상승하는 데 그쳐 지수 상승폭에 못 미쳤다"며 "실제 일부 증권사에서 실적 발표 전 삼성전자의 4·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5조3,000억원으로 제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정도의 영향을 주는 데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산업 및 경기 사이클이 완전히 부러진 상태"라고 진단하며 "만약 산업과 경기가 살아나는 추세였다면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가 더 올랐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양 센터장은 이어 "이날 많이 오른 종목들은 그동안 낙폭 과대로 인한 기술적 반등과 만기일에 따른 쇼트커버 때문"이라고 봤다.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다른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도 여전히 흐리다. 이 연구원은 "4·4분기에는 유통·금융 등 내수 관련주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며 조선과 건설도 상황이 더 안 좋아졌기 때문에 업종으로 투자 전략을 짜기는 어렵다"며 "현재 실적 시즌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이날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감으로 많이 오른 SK하이닉스 정도"라고 말했다. 이도훈 CIMB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실적 시즌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낮다"며 "최근 미국에서 반도체 관련 투자가 많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실적 개선이 확실시되는 SK하이닉스 외에는 눈에 띄는 종목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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