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여의도 LG트윈타워 지하 대강당. 구본무(사진) LG그룹 회장이 주재하는 7월 임원 세미나가 최고경영자(CEO)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스마트폰 대응 부진 등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구 회장의 표정에서는 조급함을 읽기 어려웠다. 구 회장은 임원 세미나에 참석한 외부 강사에게 직접 악수를 건네며 시종 일관 밝은 표정으로 회의를 주관했다. 상반기 결산과 하반기 전략점검 차원에서 열린 7월 회의에서 구 회장이 던진 화두는 다름 아닌 '자만심 경계'와 '자신감' 이었다. 계열사별로 상반기 실적이 엇갈리는 가운데 구 회장은 한편으로는 격려를, 다른 한편으로는 현실에 안주하지 말 것을 지적한 것이다. 구 회장은 우선 상반기 실적을 언급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경우도 있고 어려움을 겪는 분야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잘 나가는 계열사와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계열사에 다른 주문을 했다. 구 회장은 먼저 "잘 되고 있는 사업은 현재에 만족하거나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위협을 경계해야 한다"며 "지금의 고객 가치를 한 단계 더 높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 회장은 이어 "어려워진 사업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리더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며 "위축되거나 조급해 하지 말고 경영진을 중심으로 가장 중요한 일에 조직 전체의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어려움을 당당히 극복해 재도약의 기회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말이다. 구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한편으로는 자만심 경계와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감을 잃지 말 것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구 회장은 또 장기적 관점의 경쟁력 제고를 빼놓지 않고 주문했다. 그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장기적 관점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와 인재 확보는 계속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구 회장이 이번 세미나를 통해 강조한 것은 "단기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제대로 준비해 본질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남용 LG전자 부회장도 이날 그룹장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지금의 어려움은 긍정의 힘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스마트폰 사업이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가 공감하고 있고 전사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10년간 휴대폰 사업에서 보여준 역량을 발휘해준다면 머지않아 분위기는 반전될 것"이라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구조조정 우려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전략사업인 스마트폰과 스마트 TV 등 중장기 프로젝트에 투입할 인력들이 오히려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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