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지막 남은 고금리 예금'이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위안화 예금에 대한 관심이 싸늘하게 식고 있다.
한국은행은 7월 말 현재 거주자 위안화 예금 잔액이 143억2,000만달러로 전월보다 22.6%(41억8,000만달러) 감소했다고 7일 밝혔다. 감소폭은 2004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크다. 잔액도 13개월 만의 최저치다. 지난해 하반기 위안화 예금은 무섭게 불어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중국의 높은 금리가 부각됐고 위안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기류가 180도 바뀌었다. 중국 인민은행이 경착륙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잇달아 인하하면서 고금리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현재 1년 만기 위안화 예금 금리는 3.5% 내외로 올 초 4%대에서 하락했다. 위안화가 약세로 돌아서 환차익도 기대할 수 없게 됐고 상하이 증시 폭락으로 위안화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위안화 예금 증가세가 꺾이면서 위안화 예금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를 '위안화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정부 계획에도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한편 위안화·달러·엔화 등이 포함된 전체 외화예금 잔액도 7월 말 608억7,000만달러로 5.9%(38억달러) 줄었다. 미 달러화 강세로 달러 예금만 4억2,000만달러 늘어난 404억3,000만달러를 기록했고 엔화와 유로화는 각각 800만, 400만달러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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