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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산운용은 올해 2월 설정 이후 200%가 넘는 수익을 내던 ‘삼성밸류펀드’의 이름을 바꿨다. ‘밸류펀드’가 장기 가치투자를 표방하며 우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기업의 밸류에이션에 치중하면서 미래 성장성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데 한계를 보였기 때문이다. 삼성운용은 밸류펀드의 전략을 바꾸기로 하고 이름도 ‘투모로우(Tomorrow)’로 변경했다. 기업의 미래 가치에 투자한다는 의미에서였다. 펀드 전략이 수정되면서 김경훈(사진) 코어(Core)주식운용 팀장이 새로 펀드 운용을 맡았다. 그야말로 펀드가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된 것이다.
‘코리아대표그룹’’중소형포커스’에 가려졌던 투모로우 펀드가 새 이름표를 달고 삼성운용의 주력 펀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김 팀장을 중심으로 한 코어주식운용팀의 차별화된 종목 발굴로 우수한 성과를 내면서 숨은 진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투모로우가 주목하는 기업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구조적 성장유형의 기업이다. 경기사이클에 의존해 성장을 도모하는 기업이 아니라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성장하는 기업을 발굴한다. 이에 따라 투모로우 펀드는 향후 2~3년간 연평균 10% 이상 꾸준하게 성장할 수 있는 경기 둔감형 회사, 경기보다는 회사 자체의 경쟁력으로 턴어라운드가 가능한 회사를 적극 편입한다.
두 번째는 더 이상 상황이 나빠지기 힘든 회사다. 위기를 맞더라도 향후 주가 흐름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다. 금호석유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09년 말 금호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며 금호석유에도 위기가 닥쳤다. 하지만 주채권은행이 산업은행이었던 만큼 금호석유가 망할 일은 없다고 보고 금호석유를 저가에 적극 매수했다. 실제로 2009년 말 2만원대에 불과했던 금호석유의 주가는 25만원 선까지 치솟기도 했다.
김 팀장은 이러한 숨은 종목을 발굴하는 원동력으로 최적화된‘팀(Team)’을 꼽았다. 투모로우 펀드는 삼성운용의 코어주식운용팀에서 운용하고 있다. 코리아대표, 소수정예, 중소형포커스 등 삼성운용의 히트 펀드를 운용했던 인력이 중심이 돼 차별화된 리서치를 기반으로 장기 고수익을 추구한다.
김 팀장은 “코어주식운용팀은 종목 발굴에 있어 기본적으로 펀드 매니저 개인의 판단을 배제하고 팀 리서치를 중심에 둔다”며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개별기업의 성장성에만 주목해 종목을 발굴하는 바텀업(Bottom-up) 리서치를 바탕으로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운용 철학에 힘입어 투모로우 펀드의 성과도 좋다. 운용 전략을 수정한 이후 최근 1년 수익률은 6.73%로 코스피 수익률(6.06%),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5.16%)을 웃돌고 있다. 2003년 설정 후 평균 수익률은 244.38%에 달한다. 지난 10월 초 기준으로 이 펀드가 편입한 종목은 삼성전자(19.08%), 현대차(6.67%), 현대위아(5.37%), GS리테일(4.92%), 기아차(4.2%), 동부화재(3.58%), 고려아연(3.07%), 한국가스공사(2.74%) 등이다.
김 팀장은 “한국기업의 내일에 투자한다는 운용철학을 바탕으로 종목 발굴에 더욱 신경을 쓸 것”이라며 “기업의 미래 성장성에 초점을 맞춘 뒤 종목이 포착되면 공격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끌어올리고 내년까지 설정액을 1,000억원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이 내년 주목하고 있는 종목은 GS리테일과 한국가스공사다. 김 팀장은 “소비자의 구매 패턴 변화로 편의점 매출이 늘 것으로 전망되면서 GS리테일의 장기 성장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며 “한국가스공사는 정부의 규제로 이미 악재가 주가에 반영된 만큼 내년에는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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